[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국내 편의점 업계가 1인 가구를 타깃으로 저변 확대에 나서고 있다. 특히 김장철을 앞두고 채소류 가격이 대폭 올라 불안한 흐름을 보이자, 소용량 채소를 내놓고 본격 니치마켓(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으로 전통 유통 오프라인 강자를 위협하고 있다.

통계청이 이달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신선 채소의 물가지수는 146.65로 지난달(123.53) 대비 18.7% 상승했다. 채소류 물가상승률은 올해 5월 7.4%에서 6∼8월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폭염 탓에 지난달 큰 폭으로 올랐다.

최근 배추 한 포기가 2만원에 판매되며 ‘금배추’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깻잎, 상추, 양파 등 가격도 급등해 장바구니 물가를 위협하고 있다.

2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당근(상품) 소매가격은 1㎏당 6923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24.07% 비싸고, 평년보다는 42.36%나 오른 것이다. 이외에도 깻잎(상품)의 경우 18일 기준 소매가격은 100g당 3479원으로 지난해 대비 18.45% 올랐으며, 평년 대비 52.25%나 비싸졌다.

이에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연초부터 선보인 스낵, 우유 등 1000원 이하 가성비 높은 상품을 식재료까지 확대해 990원 채소 9종을 내놓는다고 20일 밝혔다.

1인 가구의 경우 신선도가 중요한 식품은 소용량 포장을 선호하는 만큼, CU는 가격이 저렴한 ‘소포장 신선식품’으로 가격대를 대폭 낮춰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번에 CU가 내놓는 채소 9종은 양파, 대파, 마늘, 당근 등 한국인의 밥상에 자주 오르는 상품들로 모두 990원에 구매 가능하다. 이는 업계 평균가 대비 30%가량 저렴한 최저가로 g당 가격으로 따지면 온라인, 대형마트와 비교해도 경쟁력이 높다.

CU 관계자는 “CU의 과일/채소 담당 MD는 시시각각 변하는 작물 시황을 점검하고 원산지를 수시로 관리해 상품의 신선도를 높이고 있으며 해당 상품들은 1~2인 가구가 요리하기 좋은 한 끼 중량으로 개별 포장돼 고객 편의까지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채소류 전문 유통 채널인 ‘만인산농협 산지유통센터’와 직접 거래해 선도는 높이고 유통마진을 최소화했다. 또 해당 협력사는 자동 포장기, 다관절 로봇 등의 친환경 및 GAP(Good Agricultural Practices) 기반의 설비를 활용해 원물을 일일이 소분하는 과정을 대폭 줄이며 생산성은 올리고 원가는 대폭 낮췄다.

이처럼 CU가 990원 상품 라인업을 식재료까지 확대하는 이유는 1인 가구 증가와 편의점 장보기가 주요 구매 트렌드로 자리잡으며 대형마트에서 구매하던 신선식품 수요가 편의점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CU 식재료의 전년 대비 매출신장률은 2021년 21.4%, 2022년 19.1%, 2023년 24.2%, 올해(1~9월) 16.9%로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CU는 지난해 식재료 상품의 품목을 전년 대비 30% 이상 확대하고 쌀, 과일, 채소 등 1~2인 가구 식생활에 맞춘 소포장, 소용량 식재료 출시에도 힘쓰고 있다.

이외에도 세븐일레븐은 지난 상반기 1인 가구를 위해 집에서 즐길 수 있는 1인용 초밥 오마카세 세트 ‘나마카세 초밥키트’를, GS25는 즉석 떡볶이 전문 브랜드 청년다방과 손잡고 시그니처 메뉴 차돌떡볶이의 ‘레스토랑 간편식(RMR)’ 상품 1인용 ‘청년다방 차돌떡볶이’를 출시하기도 했다.

유통업계 전문가는 “대형마트에서 구매하던 신선식품 수요가 편의점으로 이동하면서 편의점이 전통 오프라인 강자를 위협 중”이라며 “현재 시장 상황이 편의점에 유리하게 전개되면서 오프라인 유통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다”고 짚었다. gyuri@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