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효실 기자] 드라마 주요 시청자층인 40~50대에게도 낯선 1950년대 여성 국극을 역대급 퀄리티로 펼쳐놓은 tvN 토일극 ‘정년이’가 인기몰이 중인 가운데, 극 중 ‘춘향전’ 공연이 뜨거운 반향을 안기고 있다.
일제 강점기에서 벗어난 1948년, 국악원에서 떨어져 나온 여성국악동호회로 시작된 여성국극은 당시 폭발적인 인기에도 불구하고 영화와 텔레비전의 출현과 함께 채 10년도 못 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하지만 그 찬란했던 시간이 70년의 세월을 넘어 ‘정년이’를 통해 구현되며, 전통 국극을 안방극장에서 전세대가 감탄하며 바라보는 진기한 풍경을 빚어내고 있다. 국극이 과연 지금의 세대들에게 통할 것인가라는 의문은 첫 방송 이후 말끔히 사라졌다.
지난 12일 첫 방송에서 전국 평균 시청률 4.8%(닐슨코리아 기준)로 시작을 알린 ‘정년이’는 4회만인 지난 20일 12.7%로 시청률이 3배 치솟으며, 신드롬의 시작을 알렸다. 폭발적인 인기의 시발점이 된 장면은 3회의 드라마 속 국극 공연 ‘춘향전’이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매란 국극단 연습생들이 준비한 공연 ‘춘향전’에서 주연을 맡은 윤정년(김태리 분)과 허영서(신예은 분)의 첫 무대가 총 10분 분량으로 담겨 눈길을 끌었다.
극 중 극을 상당 분량으로 담아내 시청자로 하여금 마치 관객석에 앉은 듯한 몰입도를 빚어냈고, 직접 모든 곡을 소화한 방자 역 김태리와 이몽룡 역 신예은의 장쾌하고 구성진 노래는 시청자들을 국국의 매력 속으로 풍덩 빠뜨렸다.
인기에 힘입어 tvN은 지난 20일 공식 드라마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연 실황 영상-춘향전’을 공개했다. 10분 분량의 공개 영상은 22일 현재 27만뷰를 돌파했다.
시청자들은 “그냥 단순히 드라마 연출이라기엔 춘향전 국극 보여주는데 너무 진심이었음”, “와 3화 국극 장면은 시청자가 이니고 진짜 국극 관객이 된 것 같았음”, “내가 지금 드라마를 보는 건지 춘향전을 보고 있는 건지 헷갈릴 정도로 배우들이 소리를 너무 잘해”라며 호응했다.
맡은 배역마다 신들린 연기력을 선보여온 ‘믿보배’ 김태리에 대한 호평은 물론이고, 상대역으로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드러낸 신예은에 대한 칭찬도 쏟아졌다. ‘정년이’는 이들 외에도 정은채(문옥경 역), 김윤혜(서혜랑 역), 라미란(강소복 역), 이세영(백도앵 역), 우다비(홍주란 역), 승희(박초록 역) 등 모든 배우들이 기대를 훌쩍 넘는 호연으로 완성도를 구현하고 있다.
한편 티빙은 공식 채널을 통해 22분 분량의 ‘정년이 속 국극 풀버전 1화’를 공개했다. 앞으로 여러 편의 국극이 드라마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라 국극 자체로 즐기는 별도분의 풀버전에도 관심이 모인다. gag1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