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광주=김동영 기자] KIA가 삼성을 상대로 하루에 2승을 따냈다.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 90%를 잡았다. 이범호 감독도 웃었다. 1차전 서스펜디드가 확실히 도움이 됐다.

KIA는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4 KBO 한국시리즈 2차전 삼성전에서 8-3으로 승리했다. 앞서 1차전 서스펜디드 경기도 5-1 승리다. 하루 2승 성공.

홈에서 제대로 웃었다. 사실 1차전은 만만치 않았다. 21일 시작해 6회초 1점 먼저 줬다. 비가 오면서 강제로 멈췄다. 삼성은 흐름이 끊겼다. KIA는 오히려 감이 살았다. 23일 확실히 드러났다.

이범호 감독은 “2승은 생각하지 않았다”며 “투수들이 잘 던졌고, 야수들도 좋은 경기 펼쳤다”고 했다. 1차전 전상현을 투입한 부분에 대해서는 긴 고민 끝에 나온 결정이라고 밝혔다. 아래는 이범호 감독과 일문일답.

-승리 소감은.

하루에 두 경기를 다 잡을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았다. 1차전에서 전상현이 중요한 상황에서 정말 잘 끊어줬다. 그 경기를 이기면서 2차전은 조금 더 편하게 치른 것 같다. 양현종과 중간 투수들이 잘 던졌고, 타자들까지 점수를 내야 할 때는 진루타도 치고, 자기 희생 하면서 팀을 위해 좋은 경기 펼쳤다.

-전상현이 1차전 6회초 무실점으로 막았는데.

그 고민을 정말 오래 했다. 왼손투수를 넣어서 김영웅을 끊고 갈 것인지 고민했다. 상대가 번트를 할 것인지, 타격할 것인지도 고민했다. 비가 오면서 하루 더 고민하게 됐다. 그냥 우리 팀에서, 중간에서 가장 구위가 좋은 투수, 안정적인 투수를 택했다.

정해영을 제외하면 전상현이 가장 좋다고 판단했다. 코치들도 같은 생각이었다. 정공법으로 밀어붙였다. 구위만 믿고 올렸다. 1차전 승리로 2차전도 조금은 쉽게 운영할 수 있었다.

-김영웅 번트 예상했나.

장현식 있을 때 강공이었다. 올시즌 번트 1개 댔더라. 자세가 나오면 대주고 1점 주는 야구를 하려 했다. 번트가 아니라면 잡아내서 점수를 안 주는 수비를 하자고 했다. 번트가 나왔고, 잘 막으면서 끊을 수 있었다. 상대도 고민을 많이 했을 것 같다. 우리도 같이 고민하게 됐다. 운이 우리 쪽으로 왔다.

-22일 경기가 열렸다면 누구를 넣을 생각이었는지.

이준영을 넣어서 왼손 타자를 끊고 가려고 했다. 볼넷이 되면 무사 만루고, 잡으면 1사 1,2루다. 어쨌든 다음은 전상현을 넣으려 했다. 그러다가 바로 전상현을 붙이는 쪽으로 투수코치와 얘기했다. 밀어붙였다. 가장 중요한 상황이다.

-1루수 고민은 계속될 것 같은데.

그게 가장 고민이다. 조금씩 돌아가면서, 그날 컨디션을 보고, 상대 투수, 상대 전적도 보겠다. 타격보다 수비가 중요한 시점이 됐다. 선수 3명이 상황에 따라 돌아가면서 치러야 한다. 공격 위주로 갔다가, 나중에는 수비 쪽으로 또 바꾸면서 가야 할 것 같다.

-2차전 점수차가 있는데도 정해영을 냈다.

1차전에서 공 10개 던졌다. 오래 쉬기도 했다. 오늘 던지면 내일 하루 휴식일이다. 마지막은 마무리 투수 올려서 꼭 이기고 싶었다. 두 경기 다 잡으면 확실히 편하다. 주자 없을 때 깔끔하게 끝내려고 올렸다.

-김도영 홈런은 어땠나.

홈런보다, 1회 진루타 쳐서 타점 올리고, 2루 주자를 3루 보낸 것이 중요한 포인트였다. 수비에서도 어려운 타구 잘 잡아줬다. 수비, 도루, 진루타, 홈런 등 다 보여줬다. 1회 자기를 희생하면서 1점을 뽑았다. 진루타까지 됐다. 우리나라 최고 선수로 발돋움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감독으로서 첫 한국시리즈를 치렀다. 어땠는지.

기다리는 것도 힘들더라. 짧은 순간 바로바로 판단해야 한다. 굉장히 어렵다. 신중에 신중을 기했다. 최대한 이기는 경기 하기 위해 선수들 준비시켰다. 안정적으로 투수 운영하려고 했다. 선수들이 걸맞은 모습을 보여줬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1차전 중단 후 타선이 깨어났는데.

첫 경기를 하면 두 번째 경기부터는 심적으로 편해지는 면은 있다. 5이닝을 하고 쉬었다. 선수들이 긴장하는 모습은 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라, 두 번째 경기에서 더 나아진 것 같다. 1차전보다 2차전은 더 나아진 것 같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