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국민 10명 중 6명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4선에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의 선임이 불공정했다는 평가도 78%에 달했다.

축구 해설위원으로 활동한 박문성 달수네라이브 대표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정 회장의 4연임 도전과 차기 후보 선호도 조사 등을 했다.

박 대표는 “축구협회장에 대한 관심은 높은데 여론조사는 거의 없어 기획한 조사”라며 “특정 선거인단으로 진행하는 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국민 의견을 살펴보고, 1월 선거 결과를 비교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얼미터는 지난달 30일부터 2일까지 전국 만 18세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자동응답방식의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응답률은 3.5%였고, 표본오차는 95%로 신뢰수준 ±3.1%포인트다. 통계보정은 10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별 연령대별 권역별로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가장 눈길을 끈 조사는 정 회장의 4선 연임 찬반여론. 전체 응답자의 61.1%가 ‘반대’ 의견을 냈다. 찬성비율은 22.3%에 그쳤고, 16.7%는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정 회장의 연임 도전 자체에 부정적인 시각이 강하다는 결과가 나온 셈이다.

4선 반대 의견을 낸 응답자는 40대(70.7%)가 가장 높았고, 50대(67.6%) 19~29세(63.5%) 30대(60.8%) 60대(54.9%) 순이었다. 70대는 53.9%가 찬성 의견을 냈지만, 18~29세에서는 14.9%에 그쳤다. 사안을 바라보는 세대간 시각차가 또렷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반대 이유로는 ‘독단적인 운영 체계(30.8%)’와 ‘집행부의 무능력과 무원칙(27.1%)’가 과반 이상을 차지했다.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이나 국정감사 태도 등 특정 이슈가 아닌 협회의 전반적인 행정력이 떨어졌다는 평가인 셈이다.

감독 선임 과정(16%)과 승부조작 축구인 사면(8.6%) 등 공정성에 관한 비판 여론도 낮지 않았다. 40년 만의 올림픽 진출 실패는 4.9%에 그쳤다.

정 회장을 국정감사장에 세운 직접 원인인 홍명보 감독 선임과정에 대해서도 ‘공정하지 못했다’는 의견이 78%로 매우 높았다. 공정하지 못했다(56.2%)와 별로 공정하지 못했다(21.8%)는 의견을 합친 수치다. 반면 대체로 공정(9.8%)했거나 매우 공정(4.2%)했다는 의견은 14%에 그쳐 대조를 이뤘다.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의견도 59.7%에 달해 월드컵 대표팀 사령탑에 대한 국민 불신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차기 축구협회장 후보 등록은 25일부터 27일까지다. 차기 협회장으로 가장 적합하다고 밝힌 응답자는 전체의 35.9%가 박지성을 꼽았다. ‘정몽규 대항마’를 자청한 대전하나시티즌 허정무 이사장은 19.5%로 뒤를 이었고, 박주호 해설위원(13.1%)도 두 자리 득표율을 보였다.

해설위원으로 익숙한 신문선 명지대교수가 3일 협회장에 입후보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번 조사는 2일 끝났다. 그런데도 신 교수는 정 회장 지지자(7%)보다 약간 낮은 5.8%의 지지표를 받았다.

차기 협회장 선거는 내년 1월8일 열린다. 이번 조사 결과로 한 달 새 여론이 어떻게 변할지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