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 초보감독 맞은 선수단 “명장 만들자”
캠프 출발 2주 앞, 5개팀 감독 계약만료 시즌
체크리스트로 본 재계약 가능성 요건 살펴보니
[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KBO리그 각 팀은 약 2주 후면 따뜻한 곳으로 떠난다. 이르면 22일 출국길에 오르고 25일부터 스프링캠프를 치른다. ‘공공의 적’으로 떠오른 KIA를 잡기 위한 9개의 도전 팀이 어떤 전략으로 무장해 돌아올지 관심이 쏠린다.
올해는 자동볼판정시스템(ABS) 조정과 피치클락 도입 등 그라운드에서 신경써야 할 점이 늘었다. 기본 기량에 경기에 영향을 끼칠 변수까지 고려해 세밀한 전략을 짜야한다는 뜻이다.
동시에 수준급 외국인 선수가 KBO리그에 입성했다. 이들의 활약여부에 팀 성패가 달렸지만, 기본적으로는 대다수인 국내선수들이 팀을 지탱해야 한다. 선수단이 공동의 목표를 향해 어떻게 규합하느냐가 승부처가 될 수 있다. 역설적으로, 감독 역할이 매우 중요한 시즌이다.
더구나 올해는 무려 다섯 명의 감독이 계약 마지막해다.
LG 염경엽 감독을 비롯해 삼성 박진만 두산 이승엽 SSG 이숭용 키움 홍원기 감독 등이 시즌 중 또는 후 떠날 수도 있다.
이른바 ‘구단주 픽’이어도 성적이 떨어지면 짐을 싸야한다. LG 염경엽 감독처럼 뚜렷한 업적을 새겼더라도 팬심을 거스르는 구단주는 없다.
지난해 KIA 선수들은 ‘감독을 위한 야구’를 했다. 감독의 뜻에 무조건 따른다는 의미는 아니다. “우리 같은 선수를 지휘하는 감독은 당연히 명장이어야 한다”는 ‘선수들의 자부심’이 시즌 내 이어졌다.
초보 사령탑이던 KIA 이범호 감독 또한 ‘선수를 위한 야구’를 했다. 선수 눈치를 본다는 뜻은 아니다. 팀 규율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는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자기플레이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열중했다.
동료로, 코치로 10년 이상 동고동락한 덕에 선수 성향과 장단점을 세밀한 부분까지 꿰고 있어 가능했다.
감독을 포함한 ‘선수단’이 ‘같은 방향’을 보고 ‘함께 뛰는 팀’이 우승의 절대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뜻이다.
‘한지붕 라이벌’ LG 두산을 포함해 키움과 SSG 삼성 등 다섯 팀은 감독을 포함한 코치진과 선수들의 합(合)은 KIA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 이 문제는 올시즌 내 따라붙을 키워드로 보인다.
체크리스트는 크게 두 가지다. 선수단 내부와 외부 갈등의 표면화다.
선수단 내 문제는 대체로 기용에 관한 갈등이다. “컨디션 좋은데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는 식의 불만이 외부로 표출되기 시작하면, 이미 합은 깨진 것으로 봐야한다. 감독 계약 마지막 해에 이런 문제가 불거진다면, 레임덕이 심화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외부요인도 비슷하다. 구단 경영진과 감독 사이 갈등이다. 코치 인선, 1·2군 엔트리 조정 등에 프런트 개입이 스스럼없이 자행되면, 동행에 마침표를 찍을 공산이 크다. 다섯 팀 모두 언제든 불씨가 커질 수 있는 구단이다.
두 가지 체크리스트가 시즌 끝까지 ‘문제없음’으로 결론나면, 감독 재신임을 기대해 볼 수 있다. zzang@sports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