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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2, 3쿼터에 외국인선수 2명을 동시에 투입할 수 있게 된 4라운드 첫 날 경기를 치른 프로농구 사령탑들은 기대보다는 우려를 먼저 나타냈다.
인천 전자랜드를 72-63으로 꺾고 연승 행진에 다시 시동을 건 울산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9일 경기를 마친 뒤 “외국인선수가 하나만 출전하는 1, 4쿼터에는 게임이 그런대로 풀리는데 2, 3쿼터에 함지훈과 외국인선수 2명이 동시에 투입되면 공격 쪽에서 문제가 생긴다. 동선이 겹치고 움직임에 정체가 발생했다. 이 부분을 빨리 해결해야 선두권을 지킬 수 있는데 그게 고민스럽다”고 털어놨다. 유 감독은 “지난 시즌에도 문태영과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비슷한 문제를 겪었는데 그래도 그 선수들은 순간적인 움직임이 좋아서 나중에는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런데 클라크는 그 정도로 빠르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유 감독은 그런 가운데서도 희망적인 요소를 찾았다. 그는 “좋게 생각하면 동선이 겹칠 때 함지훈을 불러들여 체력을 세이브할 수는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모비스 예년에 비해 백업 전력이 부족하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유 감독은 “지난 해에는 문태영, 송창용, 천대현 등 벤치 멤버들이 풍부했는데 올 시즌에는 백업선수들이 부족하다. 아무래도 주전 선수들이 뛰는 시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러다보면 시즌 막바지에는 체력적인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시즌 절반을 지나는 시점까지는 체력 문제가 두드러지게 나타나지는 않고 있지만 시즌 막판에는 주전 선수들의 체력 고갈 때문에 덜미를 잡힐 수 있다는 것인데 2, 3쿼터에 함지훈을 조금씩 쉬게 하면서 게임을 운영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효과를 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도 “처음 2, 3쿼터에 외국인선수 2명을 내보냈는데 체력문제를 비롯해 몇 가지 변수가 보였다. 오늘도 합류한지 얼마되지 않아 외국인선수 쪽에서 발생하는 리바운드와 체력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던 것이 패인이었다”고 분석했다. 유 감독은 경기에 앞서 “가드와 센터의 매치업에서 밀리기 때문에 1, 4쿼터에는 맨투맨으로 수비를 돌리고 외국인선수 2명이 나서는 2, 3쿼터에는 지역방어로 승부를 걸어보겠다. 모비스는 양동근과 함지훈, 외국인선수들에게서 파생되는 플레이가 위력적인데 그런 부분은 상황을 봐가면서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2쿼터에는 모비스 아이라 클라크에게 지역방어가 펑펑 뚫려 승기를 내줬다. 3쿼터에 지역방어를 재정비한 뒤로는 우세한 경기를 펼치며 1점차까지 따라붙었지만 4쿼터 중반 이후 체력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해 석패했다. 유 감독은 “수비는 그런대로 잘 풀렸는데 리바운드가 1, 2쿼터부터 준비한대로 됐다면 더 좋은 경기를 할 수도 있었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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