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르도=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출발이 좋다. 2년 만에 세계3쿠션 정상 탈환을 노리는 한국 당구가 대회 첫날부터 승전고를 울렸다.
3쿠션 세계랭킹 35위 김형곤(서울연맹) 36위 김재근(인천연맹)이 15일 프랑스 보르도에 있는 보르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69회 세계3쿠션선수권대회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나란히 승리했다.
세계선수권은 48명의 선수가 3명씩 A~P조까지 16개조로 나뉘어 조 1위 16명이 토너먼트를 치른다. 40점 단판으로 후구 방식이다. 한국 선수 중 가장 먼저 큐를 잡은 김재근은 D조 1차전에서 네덜란드의 레이먼드 버그만(102위)에게 26이닝 만에 40-35 승리를 거뒀다. 후공이었던 김재근은 4이닝까지 0-5로 밀렸으나 이후 침착한 샷으로 차근차근 점수를 쌓았다. 8이닝 때 8-7로 역전한 그는 12이닝에 21-11로 크게 앞섰다. 19이닝에도 6연속 점수를 획득하며 31-19로 승기를 잡았다. 막판 버그만이 35-36까지 거세게 추격했으나 26이닝에 40점 고지를 밟으면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그는 경기 후 “첫 경기여서 다소 부담이 있었던 건 사실”이라며 “4이닝까지 득점하지 못했지만 후공이었기에 마음을 다잡고 내 경기하자고 했다. 안정적인 샷이 나오면서 자신감을 갖고 할 수 있었다”고 했다.
|
|
이어서 미국의 강자 휴노 파티노(25위)와 E조 1차전에 나선 김형곤은 선공으로 탁월한 샷 감각을 뽐냈다. 12이닝 만에 20-8로 리드를 잡은 그는 후반부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매이닝마다 꾸준히 점수를 쌓으며 파티노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28이닝 때 40-25로 첫 승리를 따냈다. 김형곤은 승리 후에도 담담한 표정으로 “오로지 다음 경기에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2014년 대회 우승을 차지한 최성원(부산시체육회·20위) 이후 2년 만에 정상 탈환에 도전한다. 최근 국제무대에서 연이은 낭보를 전하며 제2의 중흥기를 맞이한 한국 당구는 이번 대회에 무려 6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지난해 브롬달에게 아깝게 우승컵을 내준 강동궁(동양기계·세계랭킹 13위)과 조재호(서울시청·11위) 허정한(경남연맹·16위) 김행직(전남연맹·18위)이 지난 달 랭킹 17위 안에 포진하며 자동으로 보르도행을 확정했다. 김형곤과 김재근은 국내랭킹 1, 2위 자격으로 아시아캐롬당구연맹(ACBC)에 주어진 6장의 티켓 중 2장을 손에 넣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