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바다의전설_전지현 신성한 인어 변신 (1)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푸른 바다의 전설’이 중국발 루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중국의 금한령(禁韓令·한류금지령)으로 한국 드라마들이 설왕설래 하고 있다. 특히 전지현의 출산 후 첫 복귀작으로 방영 전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받은 SBS 수목극 ‘푸른 바다의 전설’이 중국에서부터 들려오는 각종 소문에 시달리고 있다. 그동안은 그저 항간에 떠도는 소문이었다고 치부했지만, 최근 몇몇 중국 인터넷 매체들이 소문을 직접 보도하면서 기정사실화됐다.

내용인즉 중국의 미디어 컨트롤 타워인 광전총국이 한국 방송과 영화, 각종 콘텐츠를 전면적으로 규제하면서 각지역 위성방송은 물론 온라인 유통도 금지된다는 것. 이 때문에 한중 합작 드라마인 ‘푸른 바다의 전설’이 광전총국의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한국에서 단독 방송하게 됐다는 소식이었다. 또한, 지난 9월 이준기 주연의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이후 심의를 통과한 한국 드라마가 없다는 보도도 있었다.

팩트부터 따지면 ‘푸른 바다의 전설’을 둘러싼 루머는 모두 사실이 아니다. 먼저 한중 합작 드라마라고 알려졌지만, 관계자에 따르면 100% 한국 자본으로 제작되고 있다.

또한,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보도도 사실무근이다. 올초부터 발령한 중국 광전총국의 심의제도는 완성된 콘텐츠물을 심의받는 것이기 때문에 아직 제작중인 ‘푸른 바다의 전설’ 같은 경우 심의 신청조차 할 수 없는 것. 한 방송 관계자는 “중국의 심의제도를 제대로 이해한다면 이런 소문이 근거가 없다는 걸 금방 알 것”이라고 했다.

한때는 한국 드라마 중 중국 최고 수출가로 팔렸다는 소문도 있었다. 이 때문에 다른 한국 드라마들에 대한 수입 규제가 더 심해졌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그러나 ‘푸른 바다의 전설’은 아직 중국에 판권이 팔리지 않은 상태다. 한 드라마 제작사 대표는 “중국 내 심의가 통과되는 조건으로 판권 계약을 하기 때문에 ‘푸른 바다의 전설’ 같이 사전제작드라마가 아닌 경우에는 드라마가 끝나고 난 뒤에 판권 계약이 성사된다. 다만 드라마 제작단계부터 협상 파트너들이 정해져 있어서 드라마가 끝나기 전부터 계약과 관련해 세부 내용을 조율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전지현이 ‘별에서 온 그대’ 등으로 중국에서도 워낙 유명하니까 전지현의 유명세로 ‘푸른 바다의 전설’이 각종 소문에 시달리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른 한국드라마들도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이후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는 보도 내용도 사실과 다르다. 지난 9월 종영한 이종석 주연의 ‘W’는 국내 방송을 끝낸 뒤 중국에서 심의를 통과했고, 이후 중국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 인기리 방영했다. 또한, 최근에는 ‘화랑-더 비기닝’이 심의를 통과했고, 다음달 KBS2 월화극으로 방영됨과 동시에 중국 미디어그룹 LETV를 통해 온라인 유통될 예정이다.

실제로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드라마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내년 1월 방영 예정인 SBS ‘사임당-빛의 일기’의 경우는 몇달 째 심의가 진행중인 상태다. ‘사임당-빛의 일기’의 경우는 중국측 파트너가 온라인 유통이 아닌 위성방송으로 내보내려고 추진하려다 보니 절차가 더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중 동시 방영을 목표로 하던 ‘사임당:빛의 일기’는 한국에서 먼저 방송을 내보내게 됐다.

한편, 최근 중국 내에서 고조되고 있는 금한령은 한국 방송 및 영화 등 각종 콘텐츠들에 대한 중국 내 유통을 전면 금지하고, 한국 연예인 및 한국 제작진의 중국 현지 활동도 금지한다는 내용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중국 당국의 공식적인 지침이 내려오지는 않은 상황이지만, 구두로 각 지방 방송국 책임자에게 관련 지시를 했다는 내용이 최근 중국 인터넷 매체들을 통해 보도돼 금한령이 가시화됐다. 이에 따라 일부 지방 방송국에서는 한국 방송이나 영화는 물론 한국 스타를 기용한 광고까지도 제한한다는 소식과 함께 송중기를 모델로 썼던 한 중국 휴대폰 업체가 중국인 스타로 모델을 교체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뿐만 아니라 21일에는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한중 양국 간 인문 교류에 대해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지만 양국 간 인문 교류는 민의의 기초 아래서 해야한다”면서 “중국인들은 사드 배치에 불만을 표명했고 유관 부문도 이미 이런 정서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해 사실상 혐한(嫌韓) 분위기를 인정했다.

결국 실체는 없지만 팽배해진 금한령 분위기에 국내 연예계가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cho@sportsseoul.com

사진|문화창고, 스튜디오 드래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