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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출시한 QLED TV. 삼성전자가 초 프리미엄을 표방한 만큼 415만원부터 704만원대에 책정됐다. 더 상위 라인업인 Q9 시리즈 88인치 모델이 정식 출시된다면 1000만원에 달하는 가격표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훈기자 party@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상훈기자] “싸고 화질 좋은 TV가 중요한 것.”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윤부근 사장이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윤 사장은 경쟁사의 올레드(OLED) TV와 QLED TV의 비교에 대해 “(경쟁삭) 자발광이 TV의 완성이고 최고인줄 안다. 그게 맞다면 자발광인 PDP는 왜 죽었겠나”라고 말하면서 “더 이상의 화질경쟁은 무의미하다. 중요한 것은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 화질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을 곱씹어보면 전적으로 동의할 수밖에 없다. 화질이 좋은데 심지어 가격도 싸다면 어떤 불만을 갖겠는가.

하지만 안타깝게도 올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는 ‘넓어진 색 재현율’, ‘향상된 밝기’, ‘확장된 시야각’ 등을 내세우며 저마다 프리미엄 TV임을 강조한다. 물론 가격도 ‘프리미엄’ 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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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OLED TV. 현재 65인치 1400만원까지 출시됐다. 사진은 두께 4mm의 초 프리미엄 OLED TV ‘LG 시그니처 TV W’. 이상훈기자 party@sportsseoul.com

먼저 신제품을 선보인 곳은 LG전자다. LG전자는 올레드 TV와 나노셀 TV의 2가지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출시된 55인치 올레드 TV 가격은 55B7가 369만원, 55C7가 399만원, 55E7가 500만원이다. 65인치 모델의 경우 740만원(65B7)부터 초 프리미엄 제품군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TV(65W7, 1400만원)까지 가격이 형성돼 있다.

나노셀 TV의 경우 55인치 모델(55UJ7800/55UJ8800/55UJ9400/55UJ9800)이 각각 240/270/290/360만원이며 65인치 모델(65UJ7800/65UJ8800/65UJ9400/65UJ9800)이 각각 450/530/580/65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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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색 재현율을 높인 나노셀 TV. 이상훈기자 party@sportsseoul.com

삼성전자는 LG전자보다 40여 일가량 늦은 3월 21일에 QLED TV를 출했다. 삼성전자는 초 프리미엄 TV인 Q 시리즈(Q7·Q8·Q9)와 프리미엄 TV인 MU 시리즈로 라인업을 정리했다. 그 중 Q 시리즈는 55·65·75·88인치로 구성됐다. 좀 더 저렴한 Q7 시리즈는 55인치가 415만원, 65인치가 604만원이다. 커브드 TV인 Q8 시리즈는 55인치가 485만원, 65인치가 704만원으로 100만원 내외 더 비싸다.

Q9 시리즈는 아직 구체적인 출시일정과 가격이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최상위 라인인 만큼 55인치를 생산하지 않고 65인치~88인치로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Q7 시리즈와 Q8 시리즈의 가격으로 추정한다면 Q9 시리즈의 가격은 65인치가 800만원대, 75인치는 900만원대, 88인치는 1000만원대 초반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물론 삼성전자에는 이보다 저렴한 MU 시리즈도 있다. 하지만 가장 저렴한 MU8000은 55인치가 269만원, 65인치가 420만원이다.

이 가격표가 불과 2~3년 전 대형 LCD TV와 비교하면 나름 저렴해진 가격이라 볼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 LCD 패널의 수율은 사실상 100%에 가깝다. LG디스플레이 측은 “일부 라인 점검 등의 이유로 멈추는 것까지 고려하더라도 수율이 98%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OLED 패널 수율도 80%를 넘어섰다. 따라서 패널이 가격 상승의 원인이 되기는 어렵다.

결국 화질을 개선하고, 디자인과 소재 등을 고급화해서 가격을 높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싸고 화질 좋은 TV가 좋은 TV”라고 말하지만 ‘좋은’ TV의 기준을 전년도 제품보다 나아진 올해의 4K 주력제품(삼성전자의 QLED TV, LG전자의 OLED TV·나노셀 TV)으로 놓고 보면 대중적인 인치가 된 55인치 TV의 가격이 최소 240만원, 최대 415만원(이상 LCD 패널), 올레드 TV는 369만원~500만원에 달한다.

싸고 좋은 TV를 구매하고 싶다면 최소 240만원이 든다. 한 번 구입하면 평균 7년 가량, 길게는 10년 이상 사용하는 게 TV다. 기왕이면 다소 무리하더라도 화면이 큰 제품을 사게 된다. 65인치에 중상위급 모델을 구입한다면 최소한 500~600만원 이상 지출해야 한다. 이것을 ‘싸고 좋은 TV’라고 본다면 어쩔 수 없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이 느끼는 싸고 좋은 TV와 업체들이 얘기하는 제품 간의 온도차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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