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해피엔딩이면, 세기의 커플로 격상할 수 있다. 다른것을 다 떠나 침체된 한국 스포츠계를 생각하면 이보다 더 환영할 일도 없다.
출중한 실력에 뜻하지 않은 돌출행동 탓에 ‘이슈 메이커’로 불리는 야구 스타 강백호(25·KT)와 골프 스타 윤이나(21·하이트진로)가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스포츠서울 취재를 종합하면 둘은 친한 남매(8월19일자 본지 단독보도 참조)로 지내다 최근 연인이 된 것으로 확인됐다.
강백호가 윤이나가 출전한 경기에서 종종 목격되면서 일각에서 두 사람의 ‘열애설’이 제기됐다. 실제로 지난달 8일 ‘KB금융 스타챔피언십’ 경기가 끝난 후 클럽하우스 앞에서 강백호가 윤이나를 기다렸다가 함께 차를 타고 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7월 KBO리그 올스타 휴식기 때 열린 KLPGA 투어 ‘롯데 오픈’에서는 윤이나를 응원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찍히기도 했다.
이들의 열애는 빼어난 실력을 갖춘 스포츠 스타이자, 여러모로 닮은꼴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고졸(서울고) 신인으로 2018년 KBO리그에 데뷔한 강백호는 루키 때부터 스타로 발돋움했다. 강한어깨와 호쾌한 장타력은 물론 누구에게도 주눅들지 않는 강한 멘탈로 스타덤에 올랐다.
데뷔 2년차이던 2019년 프리미어12를 통해 성인 대표팀에 데뷔했고, 도쿄올림픽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을 통해 세계적인 기량이라는 것을 입증했다. 2021년 KT 통합 우승 주역으로도 맹위를 떨쳤고, 프로통산 7시즌에서 121홈런 504타점 타율 0.307로 정확성과 파워를 겸비한 ‘차세대 메이저리거’로 입지를 다졌다.
7일 현재 팀이 준플레이오프(준PO)에 진출해 가을잔치에 한창이다. 두산과 와일드카드결정전 두 경기에서 7타수 4안타 2타점 타율 0.571로 준PO 진출의 일등공신이 됐는데, LG를 상대로 치른 두 경기에서는 아직 안타를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8일부터 홈인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두 경기를 치르므로 ‘역대급 업셋’을 제 손으로 해내겠다는 집념으로 준비하고 있다.
극단적인 ‘풀히터’ 이미지가 강한 강백호는 올해 포스트시즌에서는 콘택트 위주로 스윙폭을 좁혔는데 “내년에는 3할-30홈런-100타점이 목표다. 정확성에 조금 더 집중해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유를 공개했다.
윤이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최고 스타 중 한 명이다. 2022년 혜성처럼 등장한 윤이나는 평균 250야드(약 229m)를 웃도는 호쾌한 장타로 데뷔와 동시에 스타로 발돋움했다. 정글 같은 KLPGA투어에서 루키 시즌에 우승을 따낸 그는 올시즌 21개 대회에 출전해 단 한 차례 우승에 그쳤지만, 상금랭킹 1위(11억 3610만4286원)에 오르는 등 실력을 입증하고 있다.
21개 대회에서 17차례 컷오프를 통과했는데, 이 중 12번이나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드라이버 평균비거리 3위(253.4야드) 그린적중률 2위(78.5%) 평균타수 1위(70.04타) 등 장타력과 정확성을 모두 갖춘 선수로 엄청난 팬덤을 보유한 ‘KLPGA투어의 보물’로도 불린다.
실력과 스타성을 모두 갖춘, 한국 프로스포츠계에 단비 같은 선수여서 웬만한 일탈은 눈감아 주는 선수들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강백호는 ‘껌’ ‘세리머니 횡사’ 등 국제대회에서 안일한 플레이로 공분을 샀지만, 팀 내에서 대체불가능한 선수로 활약한 덕분에 예비 프리에이전트(FA) 다년계약 0순위로 꼽힌다.
윤이나 역시 골프선수로서는 용서받을 수 없는 오구 플레이(자신의 볼이 아닌 것으로 플레이하는 행위)로 3년 출전정지 중징계를 받았지만, 매니지먼트사와 팬들의 적극적인 청원으로 징계 절반을 경감받고 필드로 돌아왔다. 복귀 후 거의 매 대회 우승 전선에 뛰어들었으니, 과오는 자연스럽게 묻힐 수밖에 없다.
이런 둘이 ‘친한 남매’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니, 스포츠계 눈길이 쏠리는 게 당연하다. 강백호의 소속팀 KT는 역대급 업셋에 도전 중이고, 윤이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도전을 앞둔 상태여서 당장은 ‘본업’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