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도형기자] 지난 14~15일 이틀에 걸쳐 2017 KBO 리그 올스타전이 마무리됐다. 달콤한 휴식을 뒤로 하고 이제는 남은 후반기를 치러야 할 때다. 144경기를 치르는 1군이나, 그에 비해 48경기 적은 팀당 96경기를 치르는 퓨처스 리그(2군)나 마찬가지다.


1군에 비해 관심도는 떨어지나 퓨처스 리그에도 후반기 관심 포인트가 존재한다. 특히나 타자 부문에서 기록 달성을 앞둔 선수들이 있다. 퓨처스 리그 7번째 4할 타자에 도전하는 경찰 야구단의 홍창기(23·LG 트윈스), 상무 피닉스 야구단의 문상철(26·kt 위즈)이 그 주인공이다.


▲ 꿈의 4할 타자 탄생할까


알려진 대로 KBO 리그의 4할 타자는 백인천 전 감독뿐이다. 백 전 감독은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에 0.412라는 타율을 기록하며 KBO 리그의 처음이자 마지막 4할 타자로 남아있다. 이 기록이 앞으로 쉽게 깨지기 않을 것이라는 건 대부분의 야구 팬들은 알고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이 어려운 걸 퓨처스 리그 선수들은 종종 해낸다는 것이다. 각 구단마다 선수들의 기량 차가 있고, 경기 수가 적다 보니 4할 타자들이 종종 등장하고 있다. 퓨처스 리그에서는 지금까지 딱 6명의 선수가 4할 타율을 기록했다.


1999년 정현택(LG·0.418), 이동욱(LG·0.415)을 시작으로 2006년 이영수(상무·0.401), 2008년 이병규(LG 7번·0.426), 2011년 김정혁(삼성·0.418)이 퓨처스 리그에서 당당히 4할 타율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2015년 김태진(NC·0.402)이 4할 타자라는 대업을 이뤄냈다.


올 시즌에는 홍창기가 이 대기록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74경기(이하 17일 기준) 출장 215타수 88안타(9홈런) 70타점 61득점 타율 0.409로 퓨처스 리그 타격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체격에 비해 장타력은 부족하지만 중장거리 타자로 콘택트 능력을 바탕으로 많은 안타를 생산하며 리그 타격 1위에 올라 있다.


홍창기는 리그 초반부터 꾸준히 4할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말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4할에서 잠시 미끄러지기도 했으나 귀신같이 타격감을 회복, 4할에 복귀해 현재는 4할 1푼을 눈앞에 두고 있다. 슬럼프를 빠르게 극복하며 꿈의 4할 타자에 한걸음 더 다가선 것이다.


최근 10경기에서 32타수 15안타 3홈런 15타점 9득점 타율 0.469로 그야말로 미친 타격감을 뽐내고 있는데, 타격 2위를 달리고 있는 같은 팀 윤대영(23·LG 트윈스)의 타율(0.388)과 비교해도 2푼 1리나 앞서 있어 리그 타격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이제는 4할 타율을 유지할 수 있냐는 것이다. 경찰은 현재 77경기를 치뤄 앞으로 19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유승안 감독은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틈틈히 휴식을 보장해주고 있다. 홍창기도 유 감독의 배려 속에 이런 고타율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퓨처스 리그 7번째 4할 타자 타이틀을 홍창기가 가져갈 확률이 크다.


▲ 리그 최초 40홈런 타자, 실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홍창기가 타율에서 리그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면, 야구의 꽃인 홈런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선수가 있다. 바로 상무의 문상철이다. 그는 현재 72경기 출전 291타수 105안타(30홈런) 86타점 68득점 타율 0.361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그는 지난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퓨처스 리그 올스타전에서도 단연 주목받는 선수 중 한 명이었다. 경기 직전까지 취재진들에게 둘러싸여 올 시즌 활약에 대한 배경과 목표를 끊임없이 이야기했다.


문상철은 이미 퓨처스 리그 역대 홈런 부문 1위를 갈아치웠다. 지난해까지 퓨처스 리그 최다 홈런은 24개였다. 박병호(미네소타), 최주환(두산), 조영훈(NC)이 이 부문 1위를 지키고 있었는데,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이들의 기록을 뛰어넘은 것이다.


문상철은 프로 무대에서 펼치지 못한 장타력을 퓨처스 리그에서 마음껏 과시하고 있다. 박치왕 감독은 문상철의 파괴력에 대해 "기본적으로 장타력을 갖춘 선수인데, 경기 출장을 보장해주다 보니 성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뿌듯해했다.


특히나 문상철은 몰아치기 능력이 뛰어나다. 최근 10경기에서 무려 4개의 홈런포를 가동했다. 그중 3개는 지난달 29일 화성전, 30일 롯데전, 5일 KIA전에서 나왔다. 우천 취소, 그라운드 사정 등으로 경기가 중간에 치뤄지지 않았음에도 타격감을 유지해 놀라운 타격감을 선보였다. 이에 앞서 지난 5월 28일부터 6월 2일까지 열린 LG, kt, 한화전에서는 무려 6개의 홈런을 뽑아내며 괴물 같은 능력을 발휘했다.


상무는 현재 21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문상철이 2.5경기당 1개꼴로 홈런을 뽑아낸 만큼 산술적으로 37홈런까지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번 기세가 오르면 폭발적인 장타력을 보여준 그이기에 퓨처스 리그 최초 40홈런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처럼 KBO 리그만큼이나 퓨처스 리그 선수들의 기량이 향상되면서 믿을 수 없는 기록들이 쏟아지고 있다. 미래의 KBO 리그를 책임질 선수들의 활약을 확인할 수 있는 후반기 퓨처스 리그도 야구 팬들에겐 쏠쏠한 재미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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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박진업, 김도형기자 upandup@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