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지난 5월11일 청주종합운동장에서는 청주의 많은 축구팬이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과 U-20 우루과이대표팀의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3년 째 ‘시의회’라는 벽에 부딪혀 제자리걸음을 걸었던 청주 프로축구단의 창단 작업이 긍정적인 상황이다.

3년 전부터 시작된 청주 축구계의 프로축구단 창단을 위한 염원은 지난 해 충주 험멜이 해체한 이후 더욱 간절해졌다. 충주 험멜이 공중 분해되면서 전국팔도에서 유일하게 프로축구단이 없어진 충북은 청주의 프로축구단 창단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반도체장비업체인 SMC 엔지니어링을 모기업으로 두고 있는 청주 씨티FC(K3 어드밴스리그·4부리그격)는 3수 만에 시의회 지원 조례안 통과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지난 11일 청주시의회 행정문화위원회는 청주시가 제출한 ‘프로축구 창단 운영 지원 동의안’을 부결했다. 행정적 절차와 운영 자금, 시민 공감대를 이유를 들어 내달 열리는 시의회로 운영 지원 결정을 연기했다. 30억원의 시 지원금이 청주 프로축구단 창단의 분수령이 되는 만큼 시의회의 결정이 중요해졌다. 그러나 청주 씨티는 시의회에서 제기한 문제점을 모두 해결했다는 입장이다.

◇쟁점 1. 사회적협동조합은 프로축구단을 창단할 수 없다?

청주시의회 행정문화위원회 육미선(더불어민주당) 위원은 지난 11일 위원회에서 “프로축구단을 운영할 주식회사도 설립되지 않았는데 운영 주체도 없이 동의서를 제출했느냐”고 청주 프로축구단 창단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사회적협동조합으로 구성된 청주 씨티의 구조적인 문제까지 꼬집었다.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제 4조에 따르면 사회적협동조합은 적극적인 영업마케팅을 할 수 없다. 청주 씨티 관계자는 12일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육 위원의 말이 맞다. 문제점을 인식한다. 또 사회적협동조합은 금액에 관계 없이 1구좌당 1의결권을 가진다. 대기업의 후원을 유도하기 어렵다”라고 자평하면서 “청주FC 정관에 따라 축구 사업에 지원할 수 있다. 프로축구단을 창단하는 주식회사를 설립해 프로스포츠 진흥에 보조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청주 씨티가 육 위원의 지적을 받아들이고 주식회사를 설립해 프로축구단 창단에 필요한 요건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쟁점 2. 창단 의지 있으면 10억 자부담금으로 의지 보여라

청주 씨티의 창단 의지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위원회에서 부위원장 남일현 의원은 “구단이 출자를 약속한 10억원의 자부담금을 먼내 내놓는 진성성을 보여라”고 청주 씨티의 창단 의지를 물었다. 그동안 많은 수의 전문가, 재력가 등이 프로축구단을 창단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창단에 성공한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 이에 청주 씨티 관계자는 “법인을 만들려고 찾아다니고 있다. 불신을 없애도록 통장에 10억원 넣고 보여주려고 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청주 씨티의 모기업이 연간 350억원의 매출을 창출하는 만큼 재원은 충분하다는 게 청주 씨티 관계자의 전언이다. 청주 프로축구단 창단에 필요한 예산은 50억원이다. 시 지원금과 모기업에서 지원하는 10억을 더하면 40억원이다. 청주 씨티 관계자는 “나머지 10억은 시즌 중 책임지고 스폰서 영입 등 영업으로 책임질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쟁점 3. 프로축구단 창단 바라는 청주 시민 염원 충분한가

프로축구단 창단을 결정짓는 근본적인 문제다. 청주 시민의 염원이 충분했는가 여부다. 막대한 혈세가 투입되는 만큼 시민의 공감대는 필수 조건이었다. 2년간 시의회 문턱에서 창단이 무산된 것도 모두 공감대가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올해 사정은 달랐다. 최근 청주 지역 대학생들이 시내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프로축구단 창단 필요성’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1043명이 설문에 응한 가운데 962명(92.2%)의 시민이 ‘동의’에 투표했을 정도로 프로축구단 창단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됐다. 청주 씨티 관계자는 “시 지원금 30억이 나와도 축구 구단을 위해 사용한다. 비용을 쓰더라도 지역에 사용할 것이기 때문에 지역 내수 경제 활성화에 도움될 것이다”면서 “선순환 경제 효과를 기대해도 좋다”라고 밝혔다.

purin@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