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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눈 뗄 틈이 없었다. 가상화폐 비트코인캐시(BCH)가 12일 하루 동안 시간당 10%씩 최대 96%까지 출렁이며 투자자들의 혼을 빼놨다.
고작 사흘 전인 9일 70만원대를 오르락내리락했던 BCH는 12일 당일 하루 동안 최고 285만원(오후 3시40분)까지 급등했다. 당일 0시(144만9000원) 대비 96% 상승한 셈이다. 상장 후 반짝 110만원대를 찍었다 50%가 빠지며 약세를 면치 못했던 BCH가 급등하며 가상화폐 거래소가 일시 마비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BCH의 상승은 지난 8일 비트코인의 거래속도 향상을 위해 준비 중이던 업그레이드가 취소되면서 본격적으로 감지되기 시작했다. BCH는 태생이 비트코인에서 비롯됐다. 지난 8월 가상화폐의 간판격인 비트코인의 거래 속도 향상을 위해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BCH는 비트코인에서 분리됐다.
최근 비트코인 개발자들은 비트코인을 원활하게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또 한번 세그윗2X로 분열하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이에 힘입어 비트코인은 연일 몸값을 끌어올리며 지난 5일 855만원선까지 가격이 치솟았다. 금값의 186배를 넘는 가격이다. 또 한번의 분할을 앞두고 바짝 오른 몸값은 비트코인 개발자의 발표로 뒤집혔다.
마이크 벨시 빗고(BitGo) 공동창업자를 포함한 6명의 비트코인 개발자들은 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우리는 원활하게 비트코인을 업그레이드하려 했지만 불행히도 현재로서는 비트코인 분열을 두고 충분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며 “현재 상태로 분열하면 오히려 비트코인의 향후 성장에 방해될 것이다”라며 세그윗2X 분할 계획을 철회했다.
분할 계획이 취소되며 비트코인은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13일 오전 11시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692만8000원을 달리고 있다. 8일전 최고가와 비교하면 18.9%가 빠진 셈이다. 비트코인 분열 취소의 수혜는 고스란히 BCH가 가져갔다. 관련 발표 후 이틀 동안 꾸준히 상승하던 BCH는 12일 하루 동안 폭발적인 매수·매도를 이끌며 역대 최고 몸값을 경신했다.
BCH는 상장 효과를 누리던 지난 8월19일 112만5100원을 기록한 이후 3개월여 동안 40~60만원대를 오르락내리락하며 약세를 면치 못했다. 12일 ‘잭팟’이 터지면서 매도 시점을 노리던 투자자들에게는 최고의 파시가 열렸다. 엄청난 물량의 거래가 쏟아지며 가상화폐거래소가 일시 다운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웹과 앱을 기반으로 한 24시간 거래로 종가 개념이 없는 거래소의 특성상 단 몇 분 만에 고점과 저점이 뒤바뀌는 현상이 실시간으로 벌어지며 요동치는 가상화폐 시장의 특성을 여지없이 보여줬다.
한편 일련의 상황에 대해 가상화폐 거래를 하던 이용자들은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가상화폐 투자에 나선 한 이용자는 “대규모 자산을 움직이는 사람들에게는 안정성이 가장 중요시된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시기 빗썸 서비스가 다운되면서 거래를 할 수 없었다”며 “이런 상황이라면 대규모 자본을 가진 일반 투자자들이 접근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결국 투기 성향의 자본만이 남을 수 밖에 없게 된다. 가상화폐 시장의 한계점”이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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