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만이 내세상 이병헌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주먹만 믿고 살아온 한물간 전직 복서와 엄마만 믿고 살아온 서번트 증후군 동생의 가슴 따뜻한 가족 이야기. 새해 관객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열어줄 스토리로 손색이 없다. 내년 1월 11일 개봉 예정인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이다.

그런데 주인공이 이병헌이다. 극중 전직 복서 조하 역으로 영화를 이끄는 이병헌은 그동안 스크린을 압도하는 미친 연기력을 숱하게 입증한 자타공인 연기파 배우이지만, 그간 몇차례의 사생활 논란으로 인해 ‘가족’이라는 소재에 있어서는 입지가 약할 수밖에 없다.

‘내부자들’과 ‘마스터’ 등에서 펼친 캐릭터 연기에는 박수를 보낸 관객들도 가족 이야기를 하는 이병헌은 외면했다. 지난 2월 선보인 영화 ‘싱글라이더’가 그랬다. 진한 여운의 웰메이드 영화라는 평에도 불구하고, 가족 이야기이자 이병헌이 어깨가 무거운 가장 캐릭터로 나섰다는 점에서 관객들의 공감을 사지 못 했다. 그렇기 때문에 새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도 이병헌의 가족 이야기는 관객들의 반감을 살 수도 있다는 우려가 모아지고 있는 것.

그것만이 내세상

그러나 이병헌이 반감을 덜어내고 난관을 극복할 열쇠도 영화 안에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동생 진태 역의 박정민과 어우러진 웃음 코드가 영화의 호감도를 높이는 핵심이 될 수 있는 것. ‘그것만이 내 세상’은 살아온 곳도, 잘 하는 일도, 좋아하는 것도 너무 다른 두 형제가 난생처음 만나 벌어진 이야기가 웃음기 가득한 이야기로 일단 관객들의 마음을 열어볼 작정이다. 지난해 영화 ‘동주’로 각종 영화제 신인상을 휩쓴 배우 박정민의 서번트 증후군 캐릭터 연기에 큰 기대감이 모이고 있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배우 윤여정이 두 사람의 어머니로 등장, 가족 이야기에 무게를 한층 더해줄 전망이다.

가족 감동 이야기와 부조화를 이루는 듯 보이는 이병헌이 ‘그것만이 내 세상’으로 터닝포인트를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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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J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