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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현역에서 은퇴한지 3개월 남짓. 영원한 ‘국민타자’ 이승엽은 자신의 이름을 건 재단 설립과 최근 맡은 KBO 홍보대사 업무로 연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눈 코 뜰새 없지만 ‘한국 야구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목표를 위해 뛰고 있는 이승엽의 마음은 기쁨과 설렘으로 가득 차 있다.
은퇴 후 이승엽이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재단 설립이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하는 사업이기에 책임감도 막중하고 부담도 컸지만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 차근차근 진행했고, 현재는 출범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 이승엽은 “사무국장이나 이사 등 재단 구성원에 대한 구상은 이미 완료됐다. 이번 주 대구에서 재단 심사를 준비한다. 사업 계획도 이미 다 짜놨다. 준비 잘 되고 있다. 사람들에게 깨끗하고 잘하고 있다는 말 들을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책임감을 보였다.
재단 설립에 있어 이승엽의 롤모델은 박찬호다. 이승엽은 지난해 박찬호 장학재단 2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했다가 깊은 감명을 받았다. 이승엽은 “박찬호 선배 재단 20주년 기념행사를 갔는데 그곳에서 박찬호 재단이 준 장학금을 받고 야구를 해 성공한 선수들의 영상을 보여줬다. 그렇게 많은 선수들이 도움을 받은 줄은 몰랐다. 굉장히 뭉클하더라. 정말 마음에 와닿았다”고 밝혔다. 이승엽이 생각하는 재단의 순기능도 이와 다르지 않다. 이승엽은 “물론 재단의 도움을 받아도 중도 하차하는 선수들도 있겠지만, 나중에 성공하는 사람이 된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 좋은 재단 만들어보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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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은 지난 12일 KBO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당시 “은퇴 후에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았었는데 KBO에서 야구와 관련된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고 영광스럽다. 어떤 일을 맡게 되던지 야구와 KBO 리그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열심히 해보겠다”며 기분 좋게 위촉식에 참석한 이승엽은 16일 KBO-신한은행 타이틀스폰서 조인식에 참석해 홍보대사 위촉 후 첫 공식 활동을 수행했다. 행사 종료 후 “어안이 벙벙했다”고 소감을 말한 이승엽은 곧이어 특별한 선언을 했다. 자신에게 진하게 배어있는 ‘삼성색’을 지우겠다는 것. 프로 데뷔 후 일본 진출 8년을 제외하고 오직 삼성에서만 뛴 이승엽이 한 말이기에 그 이유에 궁금증이 쏠렸다. 이승엽은 “홍보대사는 리그 전체를 봐야하는 자리다. 가장 먼저 삼성 색깔을 조금씩 지워나가야 할 것 같다. 이젠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어렵지는 않을 것 같다”고 이유를 밝혔다. 어느 한 쪽에 쏠리지 않고 공평하게 리그 전체를 바라보겠다는 그의 의지에서 나온 결정인 것이다.
유니폼을 벗었지만 이승엽의 머리 속은 여전히 야구로 가득 차 있다. 인생 2막을 살고 있는 이승엽과 야구의 인연은 경기장 밖에서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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