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장정혁

[스포츠서울 이주상기자]‘탈북 소년’ 장정혁(20, 코리안탑팀)은 어머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UFC 챔피언을 목표로 훈련에 여념 없는 종합격투기 꿈나무다.

그는 2015년 12월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에 이어 지난 27일 KBS1 ‘동행’에 출연했다. ‘내일은 챔피언’이란 주제로 한 이번 방송에서 장정혁은 운동을 시작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장정혁의 어머니는 어린 아들 장정혁을 안고 죽음의 문턱을 넘었다. 두만강을 헤엄쳐 중국에 도착했지만 북한에서 왔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했다. 그는 살기 위해, 어머니를 보호하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 분노를 참기 위해 헌 옷, 물이 든 페트병을 큰 포대에 넣어 샌드백을 만들었다. 매일 같이 샌드백을 두들긴 소년은 어느새 훌쩍 자라 파이터로서의 꿈을 갖게 됐다.

이후 한국에 터를 잡은 후에도 운동에 재미를 붙인 그는 자연스럽게 격투기와 가까워졌다. 장정혁은 어머니에게 손을 벌리지 않기 위해 잠을 쪼개며 새벽 수산물시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 “힘든 상황이 올 때마다 탈북 할 때 힘든 과정을 생각한다. 동기부여도 되고, 마음가짐도 새롭게 다잡을 수 있다. 예전에는 도움이 안 되는 추억이었으나 지금은 그때를 생각하면 못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역시 여린 소년이었다. 어머니가 직접 체육관을 찾아오자 그는 왈칵 눈물을 쏟았다. 어머니 앞에선 한없이 약해지지만 몰래 준비한 목도리를 선물하며 어머니께 감동을 안겼다. 마지막으로 그는 남몰래 준비한 기타반주를 어머니께 선보이며 이승철의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를 함께 불렀다.

장정혁은 지난 27일 경기도 파주 운정 팀에이스에서 열린 ‘TFC 아마-세미프로리그 28’에 출전했다. 3경기 이상 전적을 가진 세미프로가 맞붙는 ‘게이트웨이2’에서 킹콩짐 소속의 김병석과 웰터급매치를 펼쳤다.

당초 TFC 전찬열 대표는 이번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프로에 데뷔할 수 있는 진출권을 주겠다고 했으나 장정혁은 아쉽게도 판정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향상된 실력을 발휘하며 현장을 찾은 이들에게 박수 세례를 받았다.

장정혁은 이기고 지는 것보다 경험을 쌓는 데 집중하고 있다. “코리안 탑팀 선수부에서 꾸준히 훈련하고 있다. 그래플링 실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여실히 느끼고 있다. 이제 고등학교 과정도 마쳤으니 훈련에 더욱 매진할 생각이다. TFC 챔피언에 오른 뒤 UFC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TFC 아마-세미프로리그는 아마추어와 세미프로 선수들에게 프로 파이터가 될 수 있는 등용문이다. 여기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 발탁되면 TFC 프로 무대에 나설 수 있다.

한편 TFC는 다음 달 23일(금)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 그랜드볼룸(11층)에서 넘버시리즈 열일곱 번째 대회를 개최한다. 이날 메인이벤트에서는 TFC 페더급 챔피언 ‘스팅’ 최승우(25, MOB)가 ‘팔콘’ 조성빈(25, 익스트림 컴뱃)을 상대로 페더급 1차 방어전을 벌인다.

자신에게 유일한 패배를 안긴 김재웅에게 복수함과 동시에 타이틀을 탈환한 최승우와 친동생과도 같은 김재웅의 복수를 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케이지에 오르는 8전 전승의 조성빈은 숨 막히는 타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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