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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조민기의 빈소가 9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고 조민기는 이날 오후 4시 5분께 서울 광진구 구의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심정지 및 호흡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진행했고 건국대병원으로 옮겨 졌으나 끝내 사망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12일 오전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故 조민기(본명 조병기)의 발인식이 치러졌다.

발인식은 애초 오전 6시 30분 예정이었으나 30분 당겨져 엄수됐다. 유족의 뜻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된 발인식에는 유족과 고인의 지인이 함께 했다. 장지는 서울추모공원이다.

지난 9일 조민기의 사망 후 장례식장의 고인의 빈소는 군 복무 중인 아들이 상주로 자리를 지켰고 해외 유학중인 딸도 지난 10일 귀국해 다른 가족·친지들도 슬픔 속에 조문객들을 맞이했다. 이날 장례식장에는 10여명의 취재진이 모였지만 발인 역시 앞선 장례 일정과 마찬가지로 모두 비공개로 진행됐다. 성추행 의혹을 받아오다 극단적인 선택을 했기에 가족의 불필요한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선택이었다.

이로써 고 조민기는 논란을 뒤로 한 채 쉰 셋의 생을 마감하며 영면하게 됐다. 성추행 의혹을 받아오던 조민기의 갑작스러운 비보에 현재 연예계는 굉장히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건국대 장례식장에는 동료 배우들과 지인들이 방문해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족을 위로했지만 공개적인 입장과 행동에는 반발 여론이 적지 않았다. 배우 유아인과 정일우가 SNS를 통해 고인을 의미하거나 추모하는 게시물을 올린 후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무엇보다 조민기의 죽음이 ‘미투’ 운동에 악영향을 미칠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해자로 지목된 이의 안타까운 극단적인 선택에 ‘미투’ 운동은 조심스러워졌고 일각에서는 무분별한 ‘미투’ 운동이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는 비판적인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또 최근 ‘미투’ 운동은 가해자로 오해 받는 피해자도 생겨나거나 피해자에게 심각한 2차 피해가 오는 부작용도 생겨났다.

그럼에도 ‘미투’ 운동은 계속되어야 하고 고인을 형한 추모와 ‘미투’ 운동은 별개로 다루져야 하는 의견에 힘이 더 실리고 있다. 성폭력을 겪은 개개인이 직접 주체가 돼 피해 용기를 내 사실을 고백하며 사회의 어두운 면을 비추고 변화를 모색하는 ‘미투’ 운동은 이 사태로 흔들리거나 주춤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조민기는 지난 9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동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A4용지 6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으며 유서에는 ‘그동안 같이 공부했던 학생들과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조씨에게 타살 혐의점 등이 없는 것으로 보고 유족 측 의견을 받아들여 부검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최근 조민기는 청주대 연극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 학생들을 성추행한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오는 12일 경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지만 경찰 측은 그의 사망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진행 중이던 수사가 종결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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