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KIA 최형우, 뒤집어버린다!
KIA 타이거즈 최형우가 29일 수원 kt전에서 0-2로 뒤진 4회 타석을 준비하고있다. 수원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팀의 중심 타자로서 타점을 생산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어깨를 강하게 짓눌렀다. 본인도 슬럼프 탈출을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지만 제대로 되지 않았다. 그런 그가 한 달 여 만에 홈런쇼를 펼치며 자신을 짓누르던 부담을 털어버렸다. KIA의 4번 타자 최형우(35) 얘기다.

최형우는 13일 대구 삼성전에 4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2홈런) 4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이날 나온 안타 3개가 모두 장타일정도로 폭발력 있는 스윙을 선보였다. 특히 지난 4월 11일 대전 한화전 이후 31일 만에 아치를 그려내며 멈췄던 홈런 생산을 다시 시작했다. 이날 KIA도 8-7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면서 최형우의 활약도 더욱 빛났다.

31일 만에 때려낸 홈런에 대해선 무덤덤했다. 최형우는 “홈런을 못치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홈런보다 타점을 못 올린다는 부담은 있었다. 팀의 4번 타자로서 아웃이 되더라도 선수들에게 잘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무의미하게 아웃되는 상황이 많아 짜증이 났다. 무엇보다 공이 뜨질 않아 힘들었다”며 그간의 고충을 밝혔다. 실제로 최형우는 5월 치른 10경기에서 7타점에 그쳤다. 13일 경기에서 올린 4타점을 빼면 9경기에서 3타점 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달랐다. 최형우는 “아직 타격감이 완전히 돌아왔다고는 할 수 없지만 엊그제(11일) 경기하면서 올해 들어 처음으로 무너진 폼이 잡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랬기에 오늘 경기 들어가면서 자신감을 갖고 들어갔다. 첫 타석부터 뜬공이긴 했지만 내 스스로 만족스러운 타구가 나와 기분은 좋았다”고 말했다.

2번째 홈런에서 타격감이 좋아졌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최형우는 7회초 상대 투수 최충연의 4구째 떨어지는 변화구를 그대로 퍼올려 동점 홈런을 만들어냈다. 최형우는 “때렸을 때 느낌은 괜찮았는데 솔직히 넘어갈 거라곤 생각 못했다. 예전 같았으면 분명 땅볼을 쳤거나 헛스윙을 했을 공이었는데 확실히 타격폼이 잡히는 게 느껴지니까 좋은 타구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포토] 최형우, 6회 추격의 1타점 적시타
2018 프로야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2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렸다. KIA 최형우가 6회말 2사2루 중전 1타점 안타를 치고 있다. 광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무너진 타격폼이 잡힌 것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지 못했다. 그냥 감각적으로 좋아진 느낌이 든다고 했다. 최형우는 “딱히 말할 수가 없다. 슬럼프에 빠진 동안 별의 별 것을 다 해봤지만 안 됐다. 뭐라고 설명하긴 힘들지만 여러가지 면에서 내 폼이 잡혀가는 느낌이 든다. 아직 완전하진 않다. 다음 경기를 또 치러봐야 안다”고 말했다.

최형우는 인터뷰를 마치면서 “이겨서 다행이다 진짜”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최형우의 마지막 말에서 팀 승리에 대한 기쁨과 함께 그동안 그를 짓눌러온 부담이 날아가는 느낌을 받았다. 감을 찾아가고 있는 4번 타자 최형우가 KIA의 상위권 도약을 위한 힘찬 스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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