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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신 감독에게 처음으로 전화했다.”

러시아 월드컵을 위하 담금질하고 있는 신태용호의 최대 화두는 부상이다. 지난 3월 평가전 김진수를 시작으로 김민재와 염기훈, 권창훈, 이근호 등 주요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아웃돼 월드컵 출전의 꿈을 접었기 때문이다. 선수로 월드컵에 4차례 출전하고 2012 런던 올림픽과 2014 브라질 월드컵 때 사령탑을 맡았던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에게도 신태용호의 현실이 마음 아플 수밖에 없다. 23일 취재진 간담회에서 만난 그는 “나도 런던 올림픽이 열리기 직전 부상 선수들이 생겨 고생을 했다”고 되돌아봤다. 실제 당시 런던 올림픽대표팀은 홍정호와 장현수, 한국영 등 수비 요원들이 계속 다쳐 황석호와 김기희, 정우영으로 급하게 대체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똘똘 뭉쳐 투혼을 발휘하면서 한국 축구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까지 따냈다.

홍 전무는 지난해 11월 부임 뒤 행정에만 전념하고 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을 최대한 지원하지만 선수단 운영에 관해선 어떤 간섭도 하지 않는 것이 철칙이다. 당연하지만 지키기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엔 홍 전무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손흥민과 함께 신태용호 공격의 주축으로 여겨지는 권창훈의 아킬레스건 부상엔 홍 전무도 적지 않게 놀랐다. 그는 “(20일)아침에 권창훈이 부상으로 아웃됐다는 소식을 바로 알게된 뒤 추이를 보고 있었다. 한 시간 가량 지나자 아킬레스건을 다쳤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고 구단에서도 공식 발표를 하더라”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않았다. 홍 전무는 “협회 온 뒤 신 감독에게 전화한 적이 없었는데 권창훈 부상 때 처음으로 연락했다. 남의 일 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 신 감독과 통화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도 권창훈의 탈락은 예사롭지 않다고 느낀 것이다.

홍 전무는 부상 이후 재활 과정이 몸보다 마음과의 전쟁임을 소개했다. 홍 전무는 월드컵 4회 출전하는 동안 부상이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2000 시드니 올림픽 때 24세 이상 와일드카드로 선발된 뒤 대회 직전 다쳐 엔트리에서 제외된 적이 있다. 그는 “올림픽 직전 나이지리아와 평가전에서 다쳤는데 재활이 예상보다 더뎠다. 결국 대회 출전이 어려워 강철(전 서울 코치)이 내 자리를 물려받았다”며 “그런데 올림픽 대표팀을 나온 뒤에 술도 마시고 많이 걷는 등 다소 무리를 했지만 마음이 편해서였는지 나흘 만에 말끔하게 낫더라”고 회상했다. 그는 “지금 재활 중인 김진수도 처음 5주 진단에 비해 복귀가 늦어지고 있는데 스트레스 탓도 있는 것 같다”며 4년 전 브라질 월드컵 때 비슷한 사연으로 낙마했던 김진수가 하루 빨리 회복해 월드컵 최종엔트리에 승선하기를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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