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누코보 공항2
러시아 모스크바 브누코보 공항에 팬 ID 소지자의 입국 수속을 알리는 안내 표지가 세워져 있다. 모스크바 | 김용일기자 kyi0486@sportsseoul.com

[소치=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러시아 정부와 국제축구연맹(FIFA)이 러시아 월드컵에서 테러와 암표판매 방지대책으로 처음 도입한 ‘팬(Fan) ID’가 호평받는 가운데, 일부 팬이 인근 유럽연합(EU)에 불법 입국을 시도해 논란이 되고 있다.

AF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 관계자가 최근 핀란드 북부 카렐리야 지역 마을인 케트로바라에서 러시아 국경수비대가 모로코인 4명을 구금했다고 21일(한국시간) 밝혔다. 모로코인 4명은 월드컵 팬 ID 소지자다. 팬 ID는 경기장 입장 뿐 아니라 러시아 입국 때 비자를 대신하는 기능을 한다. 지난 4일부터 내달 15일까지 러시아 이용 가능한 팬 ID를 지닌 이들은 모로코-이란전 경기 티켓까지 소지한 채 러시아에 입국했다. 그러나 카렐리야 측 성명에 따르면 모로코인들은 월드컵 경기를 보는 게 목적이 아니라 국경을 넘어 핀란드에 들어가는 것을 우선으로 했다. 4명은 각각 2000루블(3만5000원)의 벌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팬 ID를 소지한 나이지리아 국적 한 팬이 러시아와 핀란드 등 스칸디나비아 국가에 망명을 신청한 사례도 발견됐고, 또다른 모로코인 4명은 리투아니아에 불법 입국하려다가 국경수비대에 걸렸다. 파키스탄 출신 한 팬도 폴란드 국경 근처에서 구금됐다. 월드컵조직위원회 측은 팬 ID를 다른 목적에 사용하는 일이 지속해서 터지는 것에 “인근 유럽 국가에 불법 입국하려는 시도는 예상된 일”이라며 최초 입국 보안 검색을 강화할 뜻을 보였다.

대회 기간 경기장에 들어가는 관중은 자신의 사진과 간단한 인적 사항이 기재된 팬 ID를 제시해야 한다. 팬 ID는 경기장 이용 뿐 아니라 도시별 대중교통 수단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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