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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전반기 마지막 선발 등판을 완벽하게 장식했다. 2018시즌 최고 투수 LG 헨리 소사(33)가 노련하게 변화구를 활용하며 홈런공장 SK를 압도했다.
소사는 11일 잠실 SK전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94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8탈삼진 1실점으로 맹활약했다. 소사는 시즌 8승을 올렸고 LG는 소사를 앞세워 3-1로 승리하며 SK에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올시즌 맹활약의 비결인 낙폭 큰 스플리터의 위력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날 소사는 SK 강타자들을 스플리터로 돌려세웠다. 1회초부터 거포 제이미 로맥과 최정을 나란히 스플리터로 삼진처리했다. 직구 구속은 평소보다 안 나왔지만 제구와 변화구를 통해 경기를 풀어갔다. 포수 정상호의 주문대로 정확하게 직구를 던져 2스트라이크를 선점했고 스플리터로 아웃카운트를 잡는 패턴이 완벽하게 먹혔다. 7회부터는 커브의 비중을 높여 SK 타자들을 다시 한 번 혼란에 빠뜨렸다.
소사가 8회까지 1실점으로 든든히 마운드를 지킨 가운데 LG는 2회말 채은성의 투런포, 5회말 이형종의 적시타로 3점을 뽑아 승기를 잡았다. 9회초에는 정찬헌이 마운드에 올라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로써 LG는 2014년 5월 24일 문학 SK전 이후 처음으로 김광현에게 패전을 안겼다. 이전까지 LG전 10연승을 달린 김광현을 마침내 넘어선 LG다.
소사는 지난 스프링캠프 기간 팔각도를 높여 스플리터의 낙폭을 크게 하는 데 집중했다. 이전까지 스플리터와 슬라이더의 변화폭이 크지 않았고 변화구 실투가 장타로 연결되며 고개를 숙였던 그가 팔각도를 높여 리그 최고 투수로 우뚝섰다. 이날 경기까지 방어율 2.58로 시즌 내내 방어율 부문 리그 1위 자리를 사수하고 있다. 강속구와 이닝이터 두 가지 단어가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소사에게 스플리터라는 최고의 필승카드가 추가되면서 난공불락 파워피처가 됐다.
경기 후 소사는 “스플리터가 잘 들어갔다. 지난 SK와 경기에선 좋지 않았는데 오늘은 나의 날이 아니었나 싶다”고 웃으며 “스플리터를 의도적으로 많이 던지지는 않았다. 상황에 맞춰 정상호의 리드대로 투구했는데 결과가 잘 나왔다. 9회를 앞두고 교체된 것은 8회까지 던지면서 피로를 느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팬투표와 선수단투표를 통해 올스타전 선발투수가 된 것을 두고 “정말 기분 좋다. 특히 팬이 많이 뽑아주셔서 더 기분이 좋다. 팬에게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며 “아직 올스타전에서 특별히 무엇을 할지 생각하지는 않았다. 일단 즐겁게 선수들과 어울리고 싶다. 영화 촬영까지는 쉽지 않겠지만 핸드폰을 이용해 영상을 찍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오는 14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을 바라봤다.
마지막으로 소사는 최고의 전반기를 보낸 것을 두고 “방어율 1위 자리는 지키고 싶다. 앞으로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지만 스프링캠프 기간 강상수 투수코치의 조언으로 팔각도를 높였고 스플리터를 비롯한 변화구가 정말 좋아졌다. 이제는 어떤 카운트에서든 타자를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지금 활약을 꾸준히 이어가고 싶다”고 시즌 끝까지 기세를 이어갈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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