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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KT 강백호(19)가 고졸신인 데뷔시즌 최다 홈런 기록에 3개 차로 따라 붙었다. 남은 50경기에서 홈런 네 방만 추가하면 KBO리그에 새 이정표를 새기게 된다.
강백호는 24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전에서 시즌 18호 홈런을 쏘아 올렸다. 0-0으로 맞선 3회초 2사 후 황재균이 볼넷을 골라 나가자 제이크 브리검이 던진 한 가운데 투심 패스트볼(146㎞)을 걷어 올려 선제 우중월 2점 홈런을 때려냈다. 후반기 첫 경기이던 지난 17일 수원 한화전 이후 일주일 만에 또 한 번 아치를 그려냈다. 이날 홈런으로 지난 1994년 LG 김재현(현 SPOTV 해설위원)이 기록한 고졸신인 데뷔시즌 최다홈런(21개) 타이기록에 3개 차로 다가섰다.
팀이 치른 94경기 중 89경기에 나서 홈런 18개를 쏘아 올렸다. 산술적으로 29홈런까지 가능하다. 현실적으로는 5경기 당 1개 꼴로 홈런을 쏘아 올리기 때문에 팀이 50경기를 남겨둔 상황이라 앞으로 10홈런은 더 때려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치르면서 지친 심신을 회복할 시간을 번다는 점은 호재다. 배트 스피드가 향상되면 비거리가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강백호는 후반기 시작일인 지난 17일 수원 한화전부터 22일 광주 KIA전까지 19타수 4안타 타율 0.211로 부진에 빠졌다. 22일에는 아예 휴식을 취하며 체력을 회복하는데 중점을 뒀다. KT 김진욱 감독은 “체력이 떨어지면 배트 스피드가 무뎌질 수밖에 없다. 스윙도 샤프하게 나오질 못한다”며 성적보다 체력을 우선 순위로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KT 이숭용 타격코치는 “체력이 떨어진 것도 있었지만 최근 부진은 투수와 타이밍 싸움에서 밀렸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호흡 싸움이기도 한 타이밍은 투수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를 줘야 한다. 기술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각자가 경험을 통해 습득해야 하는 영역이다. (강)백호는 고졸 신인답지 않게 한 번 당한 투수에게 좀처럼 당하지 않는 근성을 갖고 있다. 쉽게 표현하면 관찰력이 뛰어나 투수에 따른 타이밍 변화를 잘 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 더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할 때다. 고졸신인이 이정도까지 성적을 낸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일이라고 본다”며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날 강백호는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 훈련도 열정적으로 임했다. 폭염과 무관한 구장이기도 했고 보꾹에 공이 숨는 경우가 잦아 다른 구장에 비해 더 높은 집중력을 요하기 때문이다. 고영민 코치가 올려주는 펑고로 고척돔 적응훈련을 한 뒤 직접 찾아가 여러가지 조언을 구하는 등 수비로도 힘을 보태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엿보였다. 자신이 지명타자로 나서기 때문에 베테랑 선배들이 쉴 시간이 줄어든다는 미안함이 타격은 물론 수비로도 힘을 보태야 한다는 절실함으로 작용했다. 여러모로 팀에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는 ‘슈퍼루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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