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박병호, 몸통스윙으로 타구를 펜스너머로!
넥센 박병호가 25일 고척돔에서 열린 kt전 6-3으로 앞선 7회 타석에서 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고척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고척=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박병호(32·넥센)는 역시 박병호다. 시즌초 종아리 근육 파열상으로 37일간, 전반기 막판 손목 통증으로 정상적인 타격을 못하던 박병호가 ‘돌아온 홈런왕’ 다운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세 경기에서 홈런 네 방을 폭발하는 특유의 몰아치기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박병호는 25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KT전에서 추격의 2점 홈런과 쐐기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지난달 26일 사직 롯데전 이후 한 달 만에 멀티홈런(한 경기 2홈런)을 쏘아 올리며 손목통증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것을 알렸다. 특히 최근 불펜진의 잇딴 난조로 좀처럼 승수를 쌓지 못하던 답답함을 공격으로 해소해 “역시 박병호”라는 찬사를 받았다. 묵직한 존재감을 뽐내며 넥신의 기둥이라는 것을 입증했다.

넥센은 선발 최원태가 1회초 KT 유한준에게 선제 3점 홈런을 허용해 기선을 제압당했다. 전날 충격의 역전패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공략당해 팀 분위기가 떨어질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박병호는 1회말 반격에서 상대의 어설픈 수비로 이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2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박병호는 KT 선발 고영표가 던진 바깥쪽 체인지업을 끌어 당겨 좌중월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경기 흐름을 대등하게 만드는 의미있는 한 방으로 지난 22일 NC전과 24일 KT전에 이은 3연속경기 아치다. 지난 20일 고척 LG전에서 역대 8번째 5연속시즌 20홈런 고지를 밟더니 홈런 양산 체제에 돌입했다.

[포토]박병호, 홈런타자의 표정
넥센 박병호가 25일 고척돔에서 열린 kt전 6-3으로 앞선 7회 타석에서 홈런을 때려낸 뒤 덕아웃에서 밟은 표정으로 동료와 이야기나누고 있다. 고척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4회말 주효상과 이정후의 적시타로 역전해 6-3으로 앞서나가던 7회말, 베테랑 김사율의 몸쪽 포심 패스트볼(139㎞)을 밀어 고척돔을 반으로 가르는 중월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불펜진에 여유가 없어 최원태를 7회까지 끌고갈 수밖에 없었던 넥센 장정석 감독의 복잡한 심정을 후련히 날려버리는 귀중한 쐐기포였다. 박병호는 “홈런 두 개 모두 운이 따랐다. 후반기 시작부터 타격 밸런스가 안좋았다. 강병식 타격코치와 얘기를 많이 하면서 밸런스 강화훈련을 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 중심타자로 내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조금 더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박병호의 컨디션이 안좋을 때에도 장 감독은 ‘기둥’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드러냈다. 장 감독은 “박병호 정도의 커리어라면 코칭스태프가 따로 조언할 게 없다. 재능도 뛰어나지만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노력파라 스스로 문제점을 찾아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군다나 박병호로서는 최악의 컨디션으로 치르는 시즌이다. 개막 한 달도 안된 4월 14일 종아리 파열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5월 20일 등록할 때까지 37일간 자리를 비웠다. 전반기 막판에는 왼손목에 통증이 찾아와 올스타전에서도 한 타석만 들어선 뒤 교체되는 등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규정타석을 채우지도 못하고 이날 자신의 시즌 70번째 경기를 치렀을 뿐인데 벌써 홈런 24개를 신고했다.

[포토]박병호, 홈런타자의 당당한 귀환
넥센 박병호가 25일 고척돔에서 열린 kt전 6-3으로 앞선 7회 타석에서 홈런을 때려낸 뒤 홈을 밟고 있다. 고척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지금 같은 추세라면 아시안게임 휴식기에 돌입하기 전에 30홈런 고지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 5연속시즌 30홈런은 ‘국민타자’ 이승엽 이외에는 누구도 밟아보지 못한 경지다. 역대 최초로 2연속시즌 50홈런 돌파 기록을 가진 박병호가 특유의 몰아치기로 홈런왕 레이스에 가세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넥센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서라도 박병호의 몰아치기가 필요하다. 물론 아시안게임에서 중심타선의 무게를 나눠질 최정(SK)이 허벅지 부상으로 하차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박병호가 절정의 타격감을 유지해야 하는 또다른 이유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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