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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최민지기자] 현재보단 미래가 더 기대되는 팀이다. 신인들의 릴레이 활약에 미소짓는 KT 이야기다.
KT는 27일 수원 LG전에서 구단 역사상 첫 고졸 신인 데뷔전 승리라는 기록을 썼다. 이날 1군 데뷔 첫등판을 가진 김민(19)이 5이닝 2피안타 3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기 때문이다. 고졸 신인이 데뷔전에서 승리한 건 KBO 역사상으로도 7번째인 진기록이다.
김민은 유신고 출신으로 2018 KBO 1차신인지명을 통해 KT에 입단했다. 유신고 시절 한화 김진욱과 원투펀치를 형성하며 가능성을 보였고 국가대표로도 발탁되며 많은 기대를 받았던 선수다. KT 입단 후 퓨처스리그(2군)에서 꾸준히 선발 수업을 받았고 11경기 3승2패, 방어율 5.29를 기록했다. 지난달 6일에는 롯데를 상대로 5안타 1실점으로 완투승을 따내기도 했다.
꾸준히 담금질 하던 김민은 27일 마침내 1군 데뷔 기회를 맞았다. 현재 KT는 5선발 자리가 고민이다. 라이언 피어밴드~더스틴 니퍼트~고영표~금민철로 이어지는 4명의 선발진은 로테이션이 확실하다. 그러나 나머지 한 자리를 여러 선수들을 돌려가며 시험해봤지만 마땅치 않았다. 결국 KT 김진욱 감독은 지난 24일 고척 넥센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김민을 올렸고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히 선발 수업을 쌓았다. 지난 23일 대구 삼성과 퓨처스리그에서 던지는 모습을 보니 많이 성장했더라. 5선발로 기용해보려고 1군에 불러 올렸다”고 설명했다.
첫인상은 강렬함 그 이상이었다. 꾸준히 140㎞ 후반대의 패스트볼을 던졌고 각 큰 슬라이더로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해내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1회 1사 2루 상황에서 LG 아도니스 가르시아를 상대로 130㎞ 슬라이더를 던져 루킹 삼진을 잡았고 3회초 선두타자 유강남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운 것도 슬라이더였다. 위기 관리 능력도 좋았다. 2회초 1사 1루, 4회초 무사 1, 3루에서는 병살타를 유도해 위기를 넘겼다. LG 타순이 한 바퀴 돈 이후에도 변함없이 위력적인 모습을 이어갔고 공 66개로 5이닝을 마무리했다. 타선의 전폭적인 지원까지 더해져 8-1 리드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불펜이 흔들리며 실점하긴 했으나 힘겹게 리드를 지켜주며 김민은 승리투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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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이미 ‘슈퍼루키’ 강백호의 활약에 미소짓고 있다. 강백호는 개막전인 3월 24일 광주 KIA전에서 헥터 노에시를 상대로 고졸 신인 최초로 개막전에서 데뷔 첫 타석 홈런을 터뜨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화려한 데뷔전을 시작으로 올시즌 27일까지 92경기에서 18홈런을 때려낸 강백호는 어느덧 고졸 신인 데뷔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넘보고 있다. 1994년 21홈런으로 LG 김재현이 세운 역대 고졸 신인 시즌 최다 홈런에 3홈런만을 남겨두고 있으며 KBO 역대 신인을 통틀어 시즌 최다 홈런인 1996년 박재홍(현대)의 30홈런에도 도전해 볼 만한 상황이다. ‘어신강(어차피 신인왕은 강백호)’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킬 만큼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손꼽히는 이유다.
강백호에 이어 이번엔 김민까지 강렬한 첫인상으로 프로 무대에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올시즌 초반 돌풍과 달리 하위권에 머물러있는 KT지만 두 특급 유망주 발굴은 미소짓기 충분하다. 두 사람에게 올시즌을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 보여줄 것도 성장해 나갈 것도 무궁무진하다. KT의 현재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julym@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