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한화 김범수, 린드블럼과 팽팽한 경쟁!
한화 이글스 선발 김범수가 29일 잠실 두산전에서 1-2로 뒤진 6회 역투하고있다. 2018.07.29. 잠실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최민지기자] 갑작스러운 위기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걸까. 한화 김범수(23)가 데이비드 헤일(31)을 대신한 선발 마운드에서 호투를 펼쳤다.

김범수는 29일 잠실 두산전에서 6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6탈삼진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팀이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내려가 승리는 거두지 못했지만 충분히 박수받을 만했던 호투였다.

김범수는 이날 급하게 임시방편으로 선발 마운드에 서게 됐다. 등판 예정이던 헤일이 고열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김범수는 최근 10경기에서 방어율 7,50으로 그닥 좋지 않았고 불과 이틀전인 27일 두산전에도 구원등판해 0.2이닝 동안 2실점 했다. 한용덕 감독은 “1군에 남은 자원으로밖에 메울 수 없는 상황이었다. 2군 선수단이 부산에 있는데 시간 안에 올 수 있는 기차편은 없더라. 오려면 비행기를 타고 와야하는데 그렇게까지 와서 경기를 잘 풀어갈 수 있을지도 미지수 아니냐”라며 김범수를 선택한 배경을 설명했다.

두산 선발이 조쉬 린드블럼인 만큼 선발 이름값 대결에서는 김범수가 확실히 밀렸다. 한 감독도 경기에 앞서 “오늘은 마음을 편하게 먹고 지켜보겠다”고 밝힌 상황이었다. 그러나 김범수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호투를 펼쳤다. 강점인 패스트볼을 중심으로 슬라이더와 커브, 포크볼 등 다양한 변화구도 간간이 던지며 타자들을 요리했다.

패스트볼 최고구속은 150㎞를 찍었고 6회까지 패스트볼 위력엔 큰 변화가 없었다. 최고 139㎞까지 나온 슬라이더도 삼진을 잡는 데 유용했다. 1회 2사 1루에서 4번타자 김재환을 상대로 볼카운트 1-2에서 135㎞짜리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유도했고 2회 박세혁을 낫아웃 삼진으로 돌려세울 때는 포크볼도 던지기 시작했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4회 선두타자 허경민에게 2루타를 허용한 뒤 1사 3루 위기에서 좌타자 김재환과 오재일에게 연속 볼넷을 내줬다. 몸쪽 패스트볼로만 볼배합을 가져간 게 아쉬웠다. 이 공이 모두 볼이 되면서 1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희생 플라이로 1실점 하는 데 그치며 대량 실점은 면했다. 5회와 6회에도 각각 1실점씩 하며 3실점 했지만 6회 아웃카운트를 모두 삼진으로 잡으며 마지막까지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김범수는 내년 한화의 선발 자원이기도 하다. 한 감독은 이날 경기전 “(김)범수는 올해 좌완 스페셜리스트로 활용하고 내년에 본격적으로 선발로 내보낼 계획이었는데 본의 아니게 기회가 일찍 왔다”고 밝혔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도 제 몫을 다해준 김범수의 호투는 승패를 떠나 내년을 더욱 기대케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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