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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SK 좌완투수 김광현(30)이 팔꿈치수술 후 철저한 관리모드 속에서 등판하면서도 두자릿수 승리를 눈 앞에 뒀다.
김광현은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산발 3안타 1볼넷 무실점에 삼진 6개를 잡아내는 특급피칭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11승을 기록중인 상대 선발 이용찬이 1회 타구를 맞고 강판됐고 팀 타선이 5회까지 8점을 뽑아주는 운도 따라줘 그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김광현은 1회 허경민을 삼진으로 잡으며 호기있게 출발했다. 2사후 양의지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4번타자 김재환을 148㎞ 속구로 윽박질러 3구 삼진을 잡아냈다. 이후 이렇다할 위기 없이 두산 타선을 요리해 나갔다. 최고구속 152㎞까지 측정된 강속구에 140㎞대 고속슬라이더, 그리고 낙차 큰 커브가 위력을 발휘했다. 투구수 91개에 스트라이크 60개로 제구도 좋았다. 9-0으로 앞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가운데 6회말 수비에서 채병용으로 교체됐다.
이날 승리로 9승을 달성한 김광현은 5년연속 두자릿수 승수에 1승만을 남겨놓게 됐다. 아시안게임 휴식기간 이후 4~5판의 선발 등판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여기서 1승만 거두면 10승을 달성한다.
김광현은 “타자들이 경기 초반에 점수를 많이 내줘서 마음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 최근 팀 실점이 많아서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오늘은 적은 실점을 해서 기분이 좋다. 오늘 커브를 많이 던진 것이 상대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았는데 효과를 본 것 같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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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데뷔한 김광현은 2008년 16승, 2010년 17승 등 최전성기를 보낸 뒤 잠시 주춤했다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연속 두자릿수 승수를 달성했다. 그러나 지난해 1월 왼쪽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존서저리)을 받고 한 해를 통째로 쉬며 재활에 매달렸다. 올해 시작부터 선발진에 합류했지만 수술후 불과 1년밖에 안된 터라 철저한 관리속에 등판했다. 특별한 부상은 없지만 무리하지 않기 위해 두 차례나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경기에서 102.2이닝을 던져 방어율 2.72를 기록중이다. 삼진도 93개를 잡아냈다. 최전성기였던 2008~2010년에 기록했던 2점대 방어율을 유지하고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닝 소화능력. 19경기에서 102.2이닝을 던져 경기당 5.1이닝을 소화해 승리투수의 필수 요건을 겨우 소화하는 정도에 머물렀다. 경기 당 투구수 90개 내외를 넘지 않도록 관리를 받고 있지만 좀 더 적극적이고 효율적인 승부로 투구수를 줄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15일 두산전에서도 안타 3개에 4구 한 개 밖에 허용하지 않았지만 5회까지 투구수가 91개나 됐다.
하지만 수술 후 조심스럽게 재활 피칭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것도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 김광현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획득에 일등공신이 되는 등 2000년대 후반부터 류현진 윤석민과 함께 대표팀 마운드를 이끌어온 주역이다. 각종 부상이 그를 괴롭혔지만 오뚝이처럼 일어나 에이스의 면모를 다시 과시하고 있다. 2018아시안게임 대체선수 후보에 오르기도 했지만 아직 관리중인 선수라는 이유로 대표팀에 승선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변함 없는 에이스의 풍모를 과시하면서 팔꿈치 건강을 완전하게 회복하게 되는 내년을 더 기다려지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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