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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슈퍼루키’ 강백호(19·KT)가 KBO리그에 새 이정표를 세울 채비를 하고 있다. 역대 고졸신인 최다인 21홈런(1994년 당시 LG 김재현) 경신을 눈 앞에 두고 있다.
강백호는 15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NC전에 리드오프로 나서 2회말 2점 홈런을 때려냈다. 전날 1회말 초구 홈런을 쏘아 올린데 이은 2연속경기 아치로 역대 고졸 신인 세 번째(2001년 한화 김태균 이후 18년 만)로 데뷔시즌 20홈런 고지를 돌파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대졸 신인까지 포함해도 역대 7번째 진기록이다. 남은 경기에서 홈런 1개만 추가하면 타이기록에 도달해 신기록 경신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그동안 체력저하에 따른 배트 스피드 저하로 고전하던 그는 지난 9일 두산전부터 조금씩 타격감각을 회복하고 있다. 아시안게임 휴식기간이 끝나도 31경기가 남아있어 신기록 경신이 유력하다. 올해 강백호의 홈런 페이스를 고려하면 시즌 25홈런까지 가능하다.
첫 타석, 초구를 노려 홈런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5개의 1회 선두타자 홈런 가운데 세 개를 초구에 만들어냈다. 어찌보면 단순한 노림수인데 전매특허인 풀 스윙을 고수한 덕분인 것으로 풀이된다. KT 이숭용 타격코치는 “투수들은 초구 스트라이크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타자 입장에서는 좋은 밸런스를 유지할 수만 있다면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것이 안타를 때려낼 확률을 높이는 방법이다. 첫 타석, 초구에 스윙해 아웃되면 아깝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과감하게 타격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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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김진욱 감독은 “(강)백호의 최대 강점은 파워포지션에서 히팅포인트까지 배트가 나오는 거리가 짧다는 것이다. 컨디션이 안좋을 때에는 스윙이 다소 퍼져나오기도 하고 이제는 상대 배터리에게 약점이 노출돼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소극적으로 배트에 공을 맞히려는 스윙보다는 자신있게 풀 스윙을 하라고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약관도 되지 않은 고졸(서울고) 신인 타자가 데뷔 시즌부터 맞히는 타격을 하면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철학 때문이다. 김 감독은 “폭염에 지칠법도 한데 항상 풀 스윙을 한다는 것 자체로도 대단한 일이다. 풀 타임을 소화하다보면 타석에서 여유도 생기고 볼카운트나 상대 투수의 구종에 따른 대응법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신인 때부터 확실한 자기 스윙을 갖는 것이다. 이론과 기술 모든 면에서 확고한 자기 철학이 생기면 응용도 더 자유로울 수 있다”고 말했다.
홈런왕 이승엽은 데뷔시즌인 1995년 13홈런을 때려낸 뒤 2년차 때 9홈런에 그쳤다. 시행착오와 교정을 거쳐 고졸 3년차이던 1997년 32홈런을 쏘아 올리더니 매년 타격폼을 조금씩 수정하며 2003년까지 7연속시즌 30홈런 이상을 때려냈다. 힘으로 부딪히던 타법에서 상대 투수의 구종이나 볼카운트, 주자 상황에 따라 타이밍으로 홈런을 쏘아올릴 수 있는 기술을 터득한 셈이다. 강백호 역시 계속 부딪히다보면 자연스럽게 밸런스, 헤드무게 등으로 홈런을 쏘아 올릴 때가 올 것이라는 게 김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확고한 믿음이다. 그 출발선을 KBO리그 역대 고졸 신인 데뷔시즌 최다홈런 달성으로 보고 있다. 그 출발점이 눈 앞으로 다가왔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