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 '시간'이 권선징악으로 막을 내렸다. 서현이 길고도 잔인했던 긴 시간을 극복하고 새로운 인생을 맞이했다.


20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시간'에서는 설지현(서현 분)이 미소를 되찾고 신민석(김준한 분), 천회장(최종환 분), 은채아(황승언 분)가 법의 심판을 받은 장면이 그려졌다.


설지현은 온갖 방법으로 천 회장을 무너뜨리려고 노력했다. 신민석, 은채아와 계략을 꾸며 총상까지 입었지만 이 역시 실패로 돌아갔다. 결국 설지현은 개인 방송을 통해 천 회장의 실체를 폭로하기로 마음먹었다.


설지현은 길거리에서 휴대 전화로 방송하며 "제 동생은 더블유 호텔 천수호 상무와 함께 있던 호텔방에서 죽었다. 진실을 밝히려던 어머니도 의문의 뺑소니 사고로 돌아가셨다. 뺑소니 운전자는 조사받던 중 화제 사고로 사망했고, 이 사실을 방송하려고 했던 프로그램도 폐지됐다"라고 알렸다. 설지현의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천 회장, 천수철(서현우 분), 은채아도 모습을 드러냈다.


천수철은 "프로그램을 폐지시키고 설지현 동생을 죽게 한 사람이 여기 있다"며 은채아를 언급했다. 은채아는 이를 시인하며 설지현에게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 은채아는 설지현에게 "이제 내가 했던 짓, 사회적으로든 법적으로든 달게 받겠다"고 전했다.


천 회장은 이 상황을 모른 채 한 후 발길을 돌리려 했으나 수많은 시민들이 그의 앞을 막아섰다. 결국 며칠 후 검찰은 천 회장의 회사를 압수수색했고 천 회장은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은 거듭됐고 판결 결과 천 회장은 징역 10년, 신민석은 징역 15년 형, 은채아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악몽 같던 일련이 시간들이 마무리되고 설지현은 그제서야 천수호의 옷가지, 짐 등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설지현은 천수호의 옷을 보며 "난 천수호 씨에게 아무것도 해준 게 없다"며 슬퍼했다. 또 "이제 뭘 하고 살아야 될까? 이제 같이 죽어줄 사람도 없다"며 천수호를 그리워했다.


설지현은 버킷리스트를 만들며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하늘에 있는 천수호에게 편지도 남겼다. " 한줄기 향기에, 한 조각 햇살에, 한 소절 노래에 문득 당신 생각이 난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영원히 기억하겠다. 당신이 내게 남기고 간 모든 시간들을. 별이 될 때까지 매일 희망 속에서 살 거다. 내 생애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라고 적었다. 설지현은 그 편지를 비행기로 접어 밤 하늘에 날려보냈다.


서현을 불행에 빠뜨린 건 분명 김정현의 잘못도 컸다. 때문에 김정현은 죄책감에 시달렸고 온 힘을 다해 서현을 도왔다. 이 의중을 잘 느낀 서현은 그가 미웠지만 아니러니하게도 세상을 버티는 힘이기도 했다. 마지막까지 서현은 김정현의 부재를 슬퍼하면서도, 그 그리움을 희망 삼아 활기찬 내일을 다짐했다.


'시간'은 주인공인 김정현의 중도 하차에 위기를 맞는 듯했다. 우려의 시선이 '시간'을 에워쌌다. 하지만 끝까지 탄탄했던 스토리와 김정현, 서현의 호연이 그것이 기우였다는 걸 입증했다. 물론 김정현은 주연 배우로서 끝까지 함께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일말의 책임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김정현은 끝까지 몰입도 높은 연기력으로 천수호 그 자체가 돼 깊은 여운으로 공석을 채웠다. 서현 또한 농익은 감정 표현으로 극의 중심을 단단히 잡았다. 시청자들로 하여금 설지현의 삶이 행복해지기를 간곡히 바라게 했다. '시간'은 잡음 속에서 '시간'을 선택한 시청자들의 시간을 결코 아깝지 않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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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M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