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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선수 구성에 변화는 있지만 우리가 유지해온 플레이 스타일을 얼마나 완성하느냐가 포인트다.”
파울루 벤투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5일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11월 A매치 원정 2연전에 나설 ‘벤투호 3기’ 태극전사 26명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벤투 감독은 호주 브리즈번에서 17일 호주, 20일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한국 사령탑 부임 이후 첫 원정 경기를 치른다.
3기 명단은 파격에 가까웠다. 지난 2기 멤버들 가운데 6명을 바꿨다. 그중 1999년생 ‘만 19세 신예’인 김정민(리퍼링)을 비롯해 이유현(전남), 나상호(광주) 등 3명이 생애 처음으로 A대표팀에 승선했다. 내년 1월 아랍에리미트연합(UAE) 아시안컵을 고려해 1~2기 당시엔 주전 멤버를 사실상 고정하며 소폭의 변화를 줬던 것을 고려하면 놀라운 선택이다. 독일 분데스리가 2부에서 화려하게 부활한 이청용(보훔)과 베테랑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수비수 권경원(텐진)도 벤투호에 새롭게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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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호 뼈대 ‘손-기-장’ 모두 없다…모험 속 플랜B 찾기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공격~미드필더~수비의 뼈대 구실을 한 손흥민(토트넘), 기성용(뉴캐슬), 장현수(도쿄)가 모두 없다는 것이다. 장현수는 병역 혜택 후 봉사활동 서류조작이 발각돼 나흘 전 협회 공정위원회로부터 국가대표 영구 박탈 중징계를 받아 더이상 대표팀에서 볼 수가 없다. 반면 손흥민은 대한축구협회와 토트넘 구단 상호 합의로 11월 A매치에 차출하지 않기로 했고 기성용은 벤투 감독과 사전교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벤투 감독은 이날 “기성용과 얘기를 나눴는데 이번에는 소집하지 않기로 했다”며 뉴캐슬에 더 집중하도록 배려했다.
손흥민과 기성용은 검증이 필요 없는 핵심 자원이다. 벤투 감독이 부임한 뒤에도 변함이 없었다. 주전 요원을 구체화하며 자신이 추구하는 빌드업 축구 완성에 공을 들인 벤투 감독이 이번에 기성용까지 제외한 것은 ‘플랜B’를 마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그는 “기성용 같은 선수가 없이도 우리가 추구하는 것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현수가 빠진 수비에선 누가 ‘김영권의 파트너’로 나서게 될지가 관심사다. 기존 김민재(전북), 정승현(가시마) 뿐 아니라 지난달 소집되고도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 박지수(경남)와 중국에서 뛰는 권경원 등 4명이 치열한 경합을 벌이게 됐다. 기성용이 빠진 2선에서는 이전까지 파트너 역할을 해온 정우영(알 사드)과 더불어 구자철, 황인범(아산), 김정민, 이진현(포항)이 생존 경쟁에 나선다. 손흥민이 뛰는 측면은 벤투호 출범 이후 줄곧 서브 구실을 한 문선민(인천) 외에 이청용이 등장하면서 흥미로운 볼거리가 됐다. 이청용은 A매치 79경기(8골)를 뛰어 3기 요원 중 가장 경험이 풍부하다. 반면 1~2기에 모두 이름을 올린 이승우(베로나)는 제외됐다. 벤투 감독은 “이승우는 소속팀서 활약이 미미하다. 더 중요한 건 그의 포지션엔 능력이 좋은 선수가 많다는 것”이라며 분발을 요구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