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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스즈키컵 홈페이지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박항서 광풍’이다. 오직 한 사람을 향한 열광이 1년째 지속되고 있다.

벌써 1년째다.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은 2018년 한 해 동안 베트남 전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올해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그리고 현재 아세안축구연맹(AFC) 스즈키컵 2018까지 연속 세 대회에서 쾌속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베트남은 박 감독의 지도 아래 세 대회에서 모두 4강에 올랐다. 이번 스즈키컵 준결승 1차전에서는 필리핀 원정에서 승리해 결승을 향한 9부 능선을 넘었다. 6일 홈에서 열리는 2차전만 넘으면 2008년 이후 10년 만에 결승으로 간다.

베트남 축구의 황금기가 1년 내내 이어지다 보니 스즈키컵 우승을 향한 국민들의 염원이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다. 경기가 있는 날마다 국민들은 거리로 뛰쳐나와 오토바이 경적을 울려대고 환호한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이 뒤집어진 것 같은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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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언론 탄니엔뉴스의 쿽 비엣기자(오른쪽)자카르타 | 정다워기자

지금 분위기에서는 우승을 하지 못할 경우 발생할 상실감과 실망감을 걱정할 수밖에 없다. 베트남 언론 탄니엔뉴스의 기자 쿽 비엣은 본지와의 온라인 인터뷰에서 “어느 때보다 국민들의 기대가 커졌다. 열기가 어마어마하다. 지금까지 이런 느낌은 받은 적이 없다”라며 “너무 뜨거워 두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박 감독이 이끄는 경기의 현장을 다니면서 느낀 열기가 어마어마했지만 이번 스즈키컵은 차원이 다르다. 이미 준결승까지 왔지만 사람들은 만족하지 못할 것이다. 우승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혹시라도 못할 경우 발생할 파장이 벌써부터 걱정된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베트남에는 9500만명의 감독이 있다. 박 감독이 쌓은 업적이 훼손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큰 만큼 스즈키컵 우승에 실패하면 상상 이상의 파장이 생길 것이라는 그의 관측이었다.

우려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분위기는 좋다. 베트남은 이번 대회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조별리그 4경기서 3승1무 8득점 무실점을 기록했고, 태국도 비긴 필리핀 원정에서 2-1로 이겼다. 리턴 매치에서 비기기만 해도 결승으로 간다. 결승 상대는 태국이나 말레이시아, 두 팀 중 하나인데 베트남 전력이 더 우세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태국은 원래 동남아시아 최강팀이지만 이번 대회 페이스는 생각보다 좋지만은 않다. 준결승 1차전 말레이시아 원정에서 득점 없이 비겼다. 말레이시아는 조별리그서 베트남이 2-0으로 이긴 팀이다. 지금 기세라면 베트남의 우승 가능성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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