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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벤투호’의 키 역할을 맡을 선수는 누가 될까.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부임 후 주로 4-2-3-1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4-1-4-1로 변형한 경우도 있었으나 큰 틀에서 전술은 비슷했다. 이 전형에서는 공격형 미드필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2선 중앙에서 허리와 좌우, 1선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선수가 제 몫을 해야 공격이 원활하게 이뤄진다.
벤투 감독 체제에서 주로 중용된 선수는 남태희였다. 남태희는 9~11월 A매치 6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했다. 단 한 번도 베스트11에서 빠진 적이 없을 정도로 벤투 감독의 신임을 받았다. 남태희는 2골을 기록하며 벤투 감독 기대에 부응했다. 자신의 장점인 드리블과 결정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남태희는 지난 호주 원정에서 쓰러졌다. 무릎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큰 부상을 당해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출전이 불발됐다. 벤투 감독은 새로운 카드를 기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자리에서 뛸 가능성이 가장 큰 두 명의 선수는 구자철과 황인범이다. 이재성, 이청용도 공격형 미드필더로 뛸 수 있지만 이들은 측면에서도 활용이 가능한 자원이다. 전술 이해도가 높고 섬세하기 때문에 사이드에서 동료들과 공격을 풀어가는 능력이 좋다. 반면 구자철과 황인범은 중앙 색깔이 강하다. 사이드보다는 중앙에서 효율 높은 축구를 한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이들이 공격형 미드필더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전망이다.
구자철의 장점은 경험이다. A매치 71경기를 소화한 베테랑이다. 아시안컵은 세 번째 참가한다. 처음 출전한 2011년 대회에서 구자철은 득점왕을 차지한 경력도 있다. 지난 호주 대회에서는 결승 무대까지 가는 데 기여했다. 게다가 구자철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오랜 시간 활약했다. 월드컵에도 두 번이나 나섰다. 2선 중앙에서 동료들을 이끌고 공격을 이끌 수 있다. 공을 소유하는 능력이 좋고 득점력까지 보유하고 있다. 구자철은 벤투 감독 부임 후 A매치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하지는 못했지만 결국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벤투 감독이 구자철의 경험과 능력을 신뢰한다는 뜻이다.
황인범은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는 신예다. 지난 9월 A매치에 데뷔해 빠르게 태극마크에 적응했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서 금메달을 딴 후 빠르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황인범의 장점은 과감하면서도 창의적인 플레이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패스를 자주 시도한다. 성공률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으나 조금만 경험을 쌓으면 만회할 수 있는 부분이라 크게 우려할 이유는 없다. 황의조나 손흥민 같은 아시안게임 멤버들과의 호흡도 뛰어나기 때문에 여러모로 쓰임새가 있다.
벤투 감독의 구상은 1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친선경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전은 아시안컵 전 치르는 마지막 경기라 실험도 중요하지만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해야 하는 일정이다. 구자철과 황인범, 두 명의 선수 중 누가 선발로 나서냐에 따라 아시안컵 베스트11도 윤곽을 드러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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