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한국-라오스 야구대회 둘째 날이 마무리 되고 있습니다. 한국은 겨울이지만 이곳 라오스는 30도를 웃도는 여름인데요. 오늘은 가슴 뭉클한 일이 있었습니다.

라오스 야구 국가대표 비 선수와 버이 선수의 어머니들이 찾아 오신 겁니다 장장 10시간에 거쳐 버스를 타고 비포장 도로를 달려오신 어머니들. 양 손엔 아들과 동료들에게 나눠 줄 옥수수를 한아름 들고 그 먼 시골에서 비엔티안 야구장까지 찾아 오신 건데요. 2018 인도네시아 아시아게임에서 활약한 아들의 모습을 라오스 스포츠 뉴스를 통해 접한 비의 어머니는 아들이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하지만 아들이 행여 다칠까봐 혹은 팀에 피해를 줄까봐 어머니의 가슴은 하루하루 얼마나 조마조마 하셨을까요….

하지만 어머니는 아들의 경기를 한 번도 본적이 없습니다. 내 아들이 경기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 싶어서 그리고 내 아들과 함께하는 동료들과 지도자들에게 인사하고 싶어서 어머니는 흙먼지가 채 떨어지지 않은 귀한 옥수수를 양손 가득 들고 오셨습니다. 어머니의 마음이 느껴져 가슴이 저며옵니다

‘어머니가 저 때문에 너무 고생하시는 걸 알아요. 그래서 더 미안해요’

아들의 한마디에 비의 어머니는 그만 고개를 푹 숙이고 눈물을 흘리시는데요. 곁에 있던 비의 누나와 버이의 가족들 그리고 내 두 눈도 뜨거워집니다. 비와 버이의 어머니들과의 짧은 만남이후 한동안 생각에 잠긴 채 볼펜으로 메모지 위에 의미 없는 낙서들을 끄적이며 감정을 추스릅니다.

‘시골에서 버스를 10시간 타고 아들을 만나러 온 저 어머니의 마음이 어떻겠는가. 내 가슴이 저려온다. 다 똑같은 부모의 마음이다. 내가 야구를 라오스 땅에 보급하면서 청소년들에게 꿈을 주게 된 것 같아서 기쁘다’

오늘도 헐크 이만수의 꿈은 계속 진행중입니다.

이만수 전 SK감독·헐크재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