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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베트남축구협회 홈페이지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박항서 신화’가 새 전기에 들어간다.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은 우여곡절 끝에 A대표팀과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겸직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A대표팀에만 집중하고 U-23 대표팀을 이영진 코치에게 넘길 생각이었으나 베트남 정부 차원에서 반대하는 바람에 계획이 무산됐다. 박 감독은 올해 11월 열리는 동남아시아게임(시게임) 우승을 목표로 전처럼 U-23 대표팀도 함께 이끈다.

첫 과제는 U-23 챔피언십 예선이다. 베트남은 태국과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등과 함께 K조에 포함됐다. 조 1위를 해야 본선행 티켓을 확보할 수 있다. 태국의 경우 개최국이라 예선 성적과 상관없이 본선으로 향한다. 이미 한 자리를 차지한 태국이 1위에 오르고 베트남이 2위로 밀리면 원래 4장이었던 와일드카드가 5장으로 늘어난다. A~K조 2위중 상위 5팀이 본선행 티켓을 손에 넣는다. 2위는 본선 진출을 장담할 수 없어 반드시 선두를 차지해야 한다.

인도네시아와 브루나이는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팀은 아니다. 문제는 태국이다. 두 팀은 26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맞대결한다. 3차전에서 만나기 때문에 사실상의 1위 결정전이 될 전망이다. 태국은 베트남의 숙적이다. 한국과 일본처럼 라이벌 정서가 강하다. 박 감독 부임 전까지만 해도 태국은 동남아시아 최강자였다. 지난 1년간 베트남이 주요 대회에서 큰 성과를 올려 자존심이 구겨진 상태다. 지난 아시안컵에서도 베트남은 8강에 올랐으나 태국은 16강에 그쳤다. 최근 베트남이 우위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 해 제대로 맞붙은 적은 없다.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는 만큼 쉽지 않은 승부가 될 전망이다. 결과와 자존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해 부담이 크다.

베트남 팀 전체로 봐도 새로운 도전이다. 지난해 U-23 챔피언십 준우승과 아시안게임 4강의 주축 멤버였던 쯔엉과 콩푸엉,팜둑후이,부이티엔덩 등 1995년생 선수들이 올해부터는 U-23 대표팀에서 뛸 수 없다. 이들은 스즈키컵 우승,아시안컵 8강 멤버이기도 했다. A대표팀에 가까웠던 지난 해와 비교하면 전력 누수가 확실히 크다. 박 감독은 새 얼굴을 발굴하며 조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지난 해 1월부터 올해 아시안컵까지 일관성 있게 큰 멤버 변화 없이 팀을 끌어왔던 것과는 다른 그림이다. 일종의 ‘시즌2’ 개념인 배경이다.

챔피언십 예선에 나서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시게임 연령대라는 점도 중요하다. 시게임의 경우 U-23이 아닌 U-22 연령대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회다. 이 나이를 초과하는 선수 2명이 와일드카드로 합류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1997년 이후 태어난 선수들이 주축이다. 박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어린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관찰해야 하는 목표도 안고 있다. 베트남은 시게임에서 우승한 경험이 없다. 1959년 첫 대회서 남베트남으로 참가해 정상에 선 후 단 한 번도 챔피언에 오르지 못했다. 동남아시아 최강팀으로 거듭난 베트남에겐 이번 시게임이 자리를 굳힐 절호의 기회다. 그 시작은 챔피언십 예선이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