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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정다워기자]최대 이슈는 ‘손흥민 살리기’다.
축구대표팀 에이스이자 주장인 손흥민(26·토트넘)은 최근 A매치 7경기에서 골을 넣지 못했다. 지난해 9월 코스타리카, 칠레전에서 침묵했고 10월 A매치에서는 우루과이, 파나마를 상대로 무득점에 그쳤다. 올해 열린 아시안컵 조별리그 중국전과 16강 바레인전, 8강 카타르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후 이례적으로 골을 넣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손흥민은 2010년 태극마크를 단 이후로 두 차례에 걸쳐 9경기 연속 무득점을 기록한 적이 있다. 2011~2013년 초까지 골을 넣지 못했는데 당시까지만 해도 대표팀에 완벽하게 정착하지 않은 상태였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이후 2015년 초에도 침체에 빠진 적이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바이엘 레버쿠젠 시절인데 지금 정도의 존재감을 보였던 시기는 아니었다. 만약 손흥민이 이번 2연전에서도 무득점에 그치면 본인의 A매치 최다 연속 무득점 기록과 타이를 이루게 된다.
손흥민의 침묵은 ‘아이러니’다. 최근 2~3년 사이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에서 폭발적인 골 결정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번 시즌에도 16골을 터뜨렸다. 영국에서 뛰는 모습만 보면 ‘탈아시아’를 넘어 ‘월드클래스’ 수준의 득점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토트넘에서는 쑥쑥 잘 넣는 골을 대표팀에만 오면 만들지 못하고 있다. 개인의 문제가 아닌 팀의 과제로 보는 게 적절하다. 손흥민은 조력자를 자처하지만 그의 탁월한 능력을 썩히는 것은 분명 아쉽다. 결국 3월 A매치의 최대 과제는 손흥민의 득점력을 살리는 방안을 찾는 것이다.
이를 의식한 듯 소집 후 훈련에서 벤투 감독은 손흥민의 포지션 변화를 시도했다. 최전방 공격수로 올려 지동원과 투톱을 구성하는 작전이었다. 손흥민이 톱에 서고 지동원이 섀도우 스트라이커처럼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투톱은 손흥민을 살리는데 적절한 방안이 될 수 있다. 만약 손흥민이 원톱으로 서면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에 시달릴 게 분명하다. 9월 시작하는 월드컵 2차 예선부터 손흥민과 벤투호가 직면할 과제이기도 하다. 상대가 수비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면 원톱 손흥민은 더 외로워진다. 공간을 찾지 못해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지동원처럼 다재다능한 공격수를 주변에 배치하면 손흥민의 부담이 줄어든다. 지동원에게 기회가 갈 수도 있고 손흥민도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다. 2선에 백승호와 이재성, 권창훈 등을 배치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생각할 수 있다. 벤투 감독은 최대 5명이 특정 위치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패스를 주고 받으며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구상을 하고 있다. 실제로 지동원을 비롯한 2선 미드필더들은 직선적이지 않지만 유연하고 창의적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팀 플레이에도 익숙한 선수들이다. 손흥민의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팀 공격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작전이다. 이번 A매치에서는 손흥민을 활용하는 방법을 찾겠다는 벤투 감독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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