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역투하는 프리드릭
2019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18일 청주야구장에서 열렸다. NC 선발투수 프리드릭이 역투하고 있다. 2019. 7. 18.청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이정도로 잘할줄은…”

NC 외국인 투수 크리스천 프리드릭의 활약상에 대한 질문에 사령탑 이동욱 감독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프리드릭은 지난 7월 웨이버 공시된 에디 버틀러의 대체 선수로 NC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프리드릭의 이력 중 눈에 띄는 건 독립리그에서 뛰고 있던 선수라는 점이었다. 커리어가 무조건 성공을 보장하는 건 아니지만 대다수 구단 해외 스카우트의 레이더망이 독립리그까지 미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체 외국인 선수 영입금 상한제와 열악한 시장 환경에 의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NC의 선택엔 ‘모험’이라는 단어가 따라붙었다.

하지만 프리드릭은 예상을 뛰어넘는 활약으로 다음 시즌 재계약에 청신호를 밝히고 있다. 18일 현재 6경기에 선발 등판해 5승 1패, 방어율 2.31을 기록 중이다. 볼넷을 10개 내주는 동안 삼진은 35개 잡았고, 피홈런도 단 1개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이닝당출루허용률도 1.00에 불과하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4차례 달성할 정도로 안정감 있는 피칭을 뽐내고 있다. 적응 기간은 2경기면 충분했다. KBO리그 입성 후 2차례 선발 등판 경기 부진(모두 4실점) 이후 빠르게 KBO리그에 녹아들어 호투 릴레이를 펼쳤다.

프리드릭이 등판하는 날 타선도 활활 불타오른다. 프리드릭의 평균 득점지원은 9.23점에 이른다. 프리드릭의 호투와 타선의 득점지원까지 어우러지니 NC의 승리 확률은 올라간다. 프리드릭은 NC의 ‘승리요정’으로 불리고 있다.

이 감독은 프리드릭이 보여주고 있는 퍼포먼스가 기대 이상이라고 밝혔다. 프리드릭은 예전부터 NC가 눈독들여온 선수가 아니다. 당초 NC는 성적 부진으로 방출된 외국인 타자 크리스티안 베탄코트의 대체자를 찾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버틀러가 부상으로 이탈했고, 투수 대체자도 구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프리드릭은 그 때 스카우트의 눈에 띈 선수였다. 이 감독은 “데이터 팀에서 프리드릭을 봐달라는 얘기를 해서 손민한 수석코치와 함께 영상을 봤다. 직접 보진 못했지만 영상을 보면서 손 코치와 나는 프리드릭이 다른 건 몰라도 ‘이닝을 책임져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프리드릭을 낙점한 이유를 설명했다. 선발 투수의 최고 덕목은 ‘이닝 이터’ 역할이다. 이닝 소화력이 뒷받침 돼야 벤치에서도 그날 경기 전체를 어떻게 운용해나갈 것인지 계산이 선다. 프리드릭은 이닝 소화력에서 합격점을 받았고, 기대한 대로 등판때마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선수 운용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 감독은 “프리드릭과 함께 들어온 스몰린스키도 잘해주면서 시너지 효과가 나고 있다”고 말했다. 올시즌 여러 팀이 대체 외국인 선수를 데려왔지만 현재까진 NC가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을 타고 있는 모양새다.

superpower@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