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오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경찰에 직접 연락해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말하던 배우 윤지오(32·본명 윤애영)가 정작 경찰의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어 논란이다.

경찰은 고(故) 장자연의 생전 동료라고 주장하며 후원금을 모은 뒤 캐나다로 출국한 윤지오에게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통해 정식으로 세 차례 출석 요구서를 보낸 사실이 알려졌다.

2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윤지오 관련 고소·고발 건을 수사 중인 사이버수사대는 수사 개시 이후 수 차례 출석요구를 했고, 7월 23일부터 8월 16일까지는 정식으로 ‘출석요구서’를 작성해 3회에 걸쳐 카카오톡으로 윤지오에게 전달했다. 하지만 윤지오는 “입국계획이 없다”는 뜻을 번복하며 출석에 불응하고 있는 상태다.

윤지오는 장자연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임을 자처하며 대중 앞에 나서면서부터 그를 둘러싼 각종 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지난 3월 입국 후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에 출석하고, 각종 방송에도 출연해온 윤지오는 지난 4월 증언자 보호를 위한 비영리단체 ‘지상의 빛’을 만들어 1억원이 넘는 후원금을 모아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윤지오를 둘러싼 ‘거짓말 논란’이 일었고, 그와 친분이 있었던 김수민 작가는 윤지오와 8개월여간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를 근거로 윤지오에 대해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모욕 등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소장을 접수했다. 김 작가의 법률대리인인 박훈 변호사도 “윤씨가 허위 주장을 하면서 금전적 이득을 얻었다”며 그를 사기 혐의로 고발했다.

윤지오는 본인에게 후원금을 낸 439명으로부터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당한 상태다. 일부 후원자들은 “선의를 악용·훼손한 윤씨는 후원금 반환금액과 정신적 손해를 합쳐 3200만원을 물어내라”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그러나 윤지오는 김 작가로부터 고소당한 이튿날인 지난 4월 말 갑작스럽게 캐나다로 출국해 또 한 번 구설에 올랐다. 이에 대해 윤지오는 모친의 병간호를 이유로 들었지만, 모친은 한국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난을 샀다.

그사이 윤지오에 대한 수사를 시작한 경찰은 이후 줄곧 윤지오와 카카오톡으로 연락했고, 윤지오는 지난 6월 말 경찰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말하며 변호사 선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7월 초 “당장 한국에 들어오기 어렵다”며 입장을 바꿨고, 아직까지 서울경찰청에는 변호사 선임계가 제출되지 않았다. 경찰은 윤지오의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까지 했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수사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윤지오를 강제수사 해야한다는 여론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출석요구서는 피고소·피고발인에게 조사를 받으러 나오라고 보내는 공식 문서로, 우편으로 발송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경찰은 윤지오가 캐나다에 거주하고 있어 출석요구서를 사진으로 촬영해 카카오톡으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피의자가 3회 조사에 불응하면 경찰은 체포영장 신청 등 강제수사 절차를 밟을 수 있다. 경찰 측 역시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계속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강제수사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실제로 경찰이 윤지오의 신병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윤지오가 캐나다에 거주하고 있는 만큼 당국의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 체포영장이 발부되면 캐나다에 범죄인 인도 요청을 할 수 있지만, 캐나다는 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게 경찰의 설명이다.

‘장자연 리스트’ 의혹을 환기시키며 TV 출연과 개인 방송, 책 발간까지 하며 주목을 산 윤지오는 언제 그랬냐는듯 자신을 둘러싼 논란엔 숨죽이고 있다. 윤지오에 대한 의구심이 점점 더 커지는 가운데, 향후 수사의 향방에 시선이 쏠린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윤지오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