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상욱 인터뷰2
1년 만에 고국을 방문한 케빈 나가 1라운드를 3언더파로 잘 마친 뒤 밝은 표정으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제공 | KPGA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갤러리에게 손가락 욕설을 해 한국프로골프협회(KPGA)로부터 3년간 자격 정지 처분을 받은 김비오(29·호반건설) 구명운동에 적극성을 띄던 케빈 나(나상욱)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4승째를 따낸 뒤 자신을 향한 허위사실에 대한 입장을 눈물로 호소했다.

케빈 나는 7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서멀런 TPC(파71)에서 막을 내린 PGA투어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2차 연장 혈투 끝에 패트릭 캔틀레이(미국)를 제치고 우승을 따냈다. 지난 5월 찰스 슈와브 챌린지 우승 이후 5개월 만에 시즌 2승 째를 따내 PGA투어 통산 승 수를 4승으로 늘렸다.

우승 후 이례적으로 한국어로 인터뷰를 한 케빈 나는 “허위 사실에도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이를 악물고 여기까지 왔다. 한국 대회에서 뵙겠다”며 눈물을 훔쳤다. 최근 한 TV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했다가 결혼전 파혼을 둘러싼 논란이 일어났다. 케빈 나는 프로그램에서 하차했고 법적 대응으로 허위사실 유포자와 다툼을 했다. 이날 한국어 인터뷰는 이 부분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케빈 나는 “누가 뭐라고 해도 당당하고 떳떳하고 행복하다”며 우승 직후 아내와 딸을 껴안고 기쁨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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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나가 27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 콜로니얼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찰스 슈와브 챌린지에서 생애 세 번째 PGA투어 우승을 차지한 뒤 딸과 포옹하고 사진제공 | 게티이미지

첫 우승까지 8년이 걸렸던 케빈 나는 2승까지 7년이 걸렸지만 3승까지 10개월, 4승은 5개월로 빠르게 승 수를 쌓고 있다. 이날은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이라 더 극적인 우승이었다. 한때 3타차 선두를 질주하던 그는 10번홀(파5)에서 트리플 보기라는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 티샷이 숲에 들어가 두번만에 그린에 볼을 올리는데 실패한 케빈 나는 세번째샷이 그린을 넘어가는 바람에 네번만에야 그린에 올라왔고, 보기 퍼트가 홀을 훌쩍 지나는 바람에 한꺼번에 3타를 잃었다. 그러나 곧바로 버디 3개로 만회했다.

16번홀(파5)에서 두번째샷을 물에 빠트려 보기를 한 그는 캔틀레이에게 1타차 선두를 내줬지만 17번홀(파3)에서 파 세이브를 해 이 홀에서 보기를 범한 캔틀러와 다시 동률이 됐다.

4라운드 합계 23언더파 261타로 연장전에 나선 케빈 나와 캔틀레이는 18번홀(파4)에서 벌어진 첫번째 연장전에서는 버디로 비겼다. 같은 홀에서 열린 두번째 연장에서 캔틀레이는 3퍼트 보기로 자멸했고 케빈 나는 가볍게 파를 지켜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