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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박준범기자]“박수 받으면서 떠날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이다.”
현영민(40) JTBC해설위원은 지난해 3월11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은퇴식을 열었다. K리그 16시즌 동안 남긴 그의 기록은 435경기 출전 9골 55도움. 왼쪽 측면 수비수로서 최다 출전이었다. 2002년 월드컵에 혜성같이 등장해, 울산 현대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현 위원은 FC서울, 성남FC, 전남드래곤즈 유니폼을 입고 39살에 선수생활 마침표를 찍었다.
현 위원은 2005년 울산 우승 주역이었다. 당시 주장 완장도 그의 몫이었다. 하지만 울산과의 동행은 영원하지 않았다. 2010년 수비수 김치곤과 트레이드되면서 FC서울로 유니폼을 갈아입었기 때문이다. 당시에 K리그에서 꽤 화제가 됐던 트레이드였다. 현 위원은 “사실 프로 입단할 때 영구결번이나 프랜차이즈로 남고 싶은 목표가 있었다. 당시 울산과 계약 기간이 남아있었지만 팀 사정상 서울로 갈 수밖에 없었다. 아쉬움이 남긴 했지만, 받아들였다. 내가 가고 싶다지 않다고 해서 안 가는 상황은 아니었다. 그래도 서울에서 우승도 차지했다. 울산에 남았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하는 동시에 남아 있었다면 정체된다는 느낌도 받았을 것 같다.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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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성남을 거친 현 위원은 고향팀인 전남으로 둥지를 튼다. 그의 생각보다 더 오래인 4년을 전남에서 머물렀다. 전남은 프랜차이즈 스타도, 전남에서 오랜 선수생활을 하지 않은 현 위원에게 은퇴식을 마련했다. 현 위원은 “조금 더 젊었을 때 전남에 갔으면 도움이 많이 됐을 텐데…”라면서 “생각보다 오래 전남에서 뛰었다. 박수를 받으면서 그라운드를 떠날 수 있게 해준 전남에 감사함도 느낀다. 좋은 기억 속에 있다”고 돌아봤다. 은퇴식에서 현 위원은 뜨거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현 위원은 “은퇴의 아쉬움보다는 뒷바라지를 해준 부모님 모습을 보고 울컥했던 거 같다”고 덧붙였다.
39살의 은퇴, 적지 않은 나이였지만 2017시즌에도 31경기에 출전하며 여전히 건재함을 알렸던 그였기에 아쉬움이 남았다. 현 위원은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는 법이다. 모든 선수가 은퇴를 하지만 은퇴식을 모두 하지는 않는다. 나름 성공적인 선수생활을 보냈다고 생각을 했고, 그만할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 당시 새로 부임한 유상철 감독과도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됐다”고 은퇴를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은퇴 후에도 해설을 위해 그라운드에 나서고 있는 현 위원은 “작년에 은퇴를 잘했다고 생각한다”면서 “뛰고 싶은 만큼 이상으로 뛰었다. 선수 생활에 미련은 전혀 없다”고 웃음을 지었다.
beom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