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서정
여서정이 2018년 8월2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국제 엑스포(JIEXPO)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체조 여자 평균대 결승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아쉬움은 남지만 긍정 요소를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자신의 이름을 딴 기술을 선보인 여서정이 생애 첫 세계선수권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여서정은 지난 12일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한스-마르틴-슐라이어-할레 경기장에서 열린 제49회 기계체조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도마 결승에서 1~2차 시기 평균 14.183점(1차 13.933점·2차 14.433점)을 기록, 8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이날 여서정은 앞서 지난 6월 국제체조연맹(FIG)에 등록한 ‘여서정(난도 6.2점·뜀틀을 짚은 뒤 공중으로 몸을 띄워 720도 회전하는 기술)’을 세계선수권에서 처음 시도했다. 결승에 오른 선수 8명 중 가장 높은 난도였다. 그러나 여서정은 아쉽게도 착지에서 주저앉아 원하는 점수를 받지 못했다. 우승은 1~2차 시기 평균 15.399점을 기록한 지난해 챔피언 미국의 시몬 바일스가 차지했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을 수밖에 없다. 여서정의 아버지이자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도마 은메달리스트 여홍철 경희대 교수는 13일 본지와 통화에서 “경기 때 실수는 했지만 그래도 좋은 경험을 했다고 본다”며 “낮은 점수의 기술들은 성공률이 100%에 가깝게 준비돼 있었다. 하지만 ‘여서정’ 기술은 100% 완성된 것이 아니기에 실수할 수 있었다. 다른 선수들보다 0.2점 난도 점수가 높은 것에 불과하지만 세계 최고의 기술임은 틀림없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경기를 뛴 여서정은 이번 대회에서 기술을 성공하고 싶은 바람이 컸다. 여 교수는 “경기 끝나고 톡으로 연락했는데 본인에게 실망했다고 하더라. 기대가 컸던 만큼 울었다고 하더라. 경기장에서는 울지 않았지만 경기장을 나온 뒤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나보더라. 그래서 ‘네가 올림픽 준비하는 과정이고 이날 경기에 대한 마음을 지니고 있어라. 연습도 열심히 하고 실수도 복기하라’는 조언을 해줬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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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이름을 딴 기술을 아쉽게 실패하는 여서정. 출처 | FIG 중계영상 캡처

정진애 경향(경기력향상)위원은 “‘여서정’ 기술이 성공하지 않은 건 평소 연습할 때와 순간 타이밍이 맞지 않았고 착지까지 가는 중간 동작이 완벽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평소 연습할 때와 비약하는 과정이 미세하게 달랐다는 것이다. 정 위원은 “중간 과정에는 1비약과 2비약이 있는데 이 때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에 착지에서 실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로 여서정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는 마련됐다. 정 위원은 “체조 선수들이 하지 않았던 기술을 시도한 건 인정해야 될 부분이다. 착지했다면 좋았겠지만 실수했다. 그렇다고 끝난 건 아니다. 계속 훈련하고 기회는 많으니까 다음에 성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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