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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효자 외인’까지 장착한 대한항공의 우승후보다운 저력이 돋보였다.

대한항공은 18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시즌 도드람 V리그 남자부 1라운드에서 세트스코어 3-0(25-14, 38-36, 25-18)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천안 개막전에서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패한 현대캐피탈을 만나 설욕에 성공했던 대한항공은 2연승을 이어가며 기분 좋게 새 시즌을 출발했다.

경기 초반부터 전력 차가 두드러졌다. 특히 서브득점으로만 6점을 가져가는 등 공격의 시작에서부터 대한항공이 일방적이었다. 비예나가 연이어 서브에이스를 만들며 초반부터 앞서갔고, 정지석까지 경기력을 끌어올리며 점수 차를 벌렸다. 김규민까지 서브로 점수를 보태며 16-8로 달아났고, 추격의 동력을 상실하자 한국전력은 주포 가빈과 최홍석을 불러들이며 다음 세트를 준비했다. 손현종의 퀵오픈으로 세트 포인트를 만든 대한항공은 김규민의 서브에이스로 손쉽게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2세트에도 비예나 오픈, 한선수 서브, 김규민 속공이 연달아 성공하면서 3연속 득점으로 대한항공이 앞서나갔다. 그러나 한국전력의 외인 에이스 가빈이 살아나자 경기 양상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중반까지 경쟁력있게 따라붙은 한국전력은 14-15에서 가빈이 연속 서브에이스로 동점에 역전까지 만들었고,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이 테크니컬 타임아웃을 가져가며 흐름을 한 차례 끊었으나 가빈이 3번째 서브득점을 터뜨리며 한 발 더 덜아났다. 전열을 가다듬은 한국전력이 수비 집중력을 끌어올린 반면 대한항공에서 범실이 잦아지며 흔들리는 모습도 관측됐다. 비디오판독의 행운이 따르며 다시 승부의 균형을 맞춘 양 팀은 무려 12차례 듀스 접전을 펼치며 팽팽히 맞섰다. 결국 정지석이 연속 서브득점을 몰아치면서 극적으로 세트에 마침표를 찍었다.

총력전을 펼친 후 나선 3세트에서는 한국전력의 기세가 한풀 꺾인 상태였다. 반면 대한항공은 블로킹벽까지 활용해 득점을 수집하며 세트 내내 주도권을 잃지 않았다. 한국전력은 12-18이 되자 가빈을 벤치로 불러들여 휴식을 줬고, 이후에도 실책성 플레이가 겹치면서 점수차를 좁히지 못했다. 막판 세터 유광우를 투입한 대한항공은 손현종의 마지막 득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대한항공은 비예나가 블로킹 3득점, 서브 5득점을 포함해 홀로 28점을 책임지며 V리그 두번째 출격 만에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고, 정지석이 15점을 보태며 쌍포의 위력을 더했다. 한국전력은 2세트에만 무려 서브 3득점을 포함해 17점을 몰아친 가빈이 총 23득점, 공격성공률 52.63%으로 이름값에 걸맞는 활약을 했으나, 홀로 열세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