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ltran
뉴욕 메츠 감독으로 선임된 카를로스 벨트란 | 뉴욕 메츠 공식 트위터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메이저리그(ML) 감독 선임 트렌드가 현역 시절 활약보다 지도력과 리더십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감독 선임 과정에서도 선수시절 활약은 평가항목에서 철저히 제외된다. 성실함과 지도자로서 능력을 증명했고 팀이 설정한 방향과 맞을 때 지휘봉을 잡는다.

실제로 현재 감독들 중 슈퍼스타 출신은 돈 매팅리(마이애미)와 오는 5일(한국시간) 취임식에 임하는 카를로스 벨트란(뉴욕 메츠) 뿐이다. 양키스 주장으로 활약했던 매팅리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 동안 LA 다저스 감독을 맡았고 2016년부터 마이애미를 지휘하고 있다. 매팅리는 현역시절 6번 올스타 선정, 1번 MVP 수상, 9번 골드글러브를 차지한 바 있다.

명예의 전당 입성이 예상되는 벨트란도 화려한 선수시절을 보냈다. 9번 올스타에 선정됐고 1999년 신인왕, 세 차례 골드글러브 수상 등 외야 스위치 히터로서 정점을 찍었다. 무엇보다 벨트란은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7년 휴스턴에서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완벽한 현역 마무리를 이뤘다.

그런데 매팅리와 벨트란 또한 감독 선임 과정에서 현역 시절 활약이 참고된 것은 아니었다. 매팅리는 은퇴 후 양키스 타격코치로 지도력을 인정 받았고 2008년 조 토리 감독과 함께 다저스로 떠났다. 다저스 구단은 일찌감치 토리 감독 후임으로 매팅리를 고려한 바 있다.

벨트란 역시 현역 시절부터 동료들에게 신임이 두터웠다. 빅리그 1년차부터 통역 없이 영어 인터뷰에 응한 그는 팀 내에서 인종과 연령을 불구하고 리더십을 펼쳐보였다. 2017년 휴스턴 젊은 선수들 또한 벨트란으로부터 루틴과 투수를 상대하는 요령 등을 배웠다고 수차례 털어놓았다. 메츠는 벨트란이 빅리그 코치 경험이 전무함에도 선수시절 증명한 리더십과 야구에 대한 이해도를 높게 평가해 지휘봉을 넘겼다.

현재 최고 연봉을 받는 감독 또한 현역시절 슈퍼스타가 아니었다. 지난해까지 컵스를 지위했다가 LA 에인절스로 돌아온 조 매든 감독은 3년 최대 15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매든 감독은 지난해 컵스에선 연봉 600만 달러로 30개 구단 감독 최대 연봉을 받은 바 있다. 그런데 매든은 현역시절 단 한 번도 빅리그 무대에 서지 못했다.

400만 달러로 감독 연봉 2위인 테리 프랭코나 클리블랜드 감독 또한 현역시절 화려함과는 거리가 있었다. 최근 지휘봉을 잡고 소속팀 디비전 우승 혹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 알렉스 코라(보스턴), 애런 분(뉴욕 양키스), 데이브 로버츠(LA 다저스), AJ 힌치(휴스턴), 데이브 마르티네스(워싱턴) 역시 현역시절 모습은 프랜차이즈 스타보다는 여러 팀을 오가는 저니맨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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