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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입버릇처럼 “우리는 완성된 팀이 아니다. 만들어 가는팀”이라고 말한다. 팀의 주포인 나경복(25)과 황경민(23) 한성정(23) 등이 20대 초중반으로 아직 어리기 때문에 아직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에 하는 말이다.
신 감독 말대로 ‘미완성’이지만 우리카드는 이번 시즌 쾌조의 출발을 보이고 있다. 3라운드 초반 현재 대한항공을 따돌리고 선두에 올라있다. 두 팀은 현재 승점 26으로 동률을 이루고, 승수에서 10승3패, 세트득실률에서도 1.632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우리카드는 점수득실률에서 근소하게 앞서 1위에 등극했다.
예상 밖 결과다. 이번 시즌 개막 전 전문가들이 예측했던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는 단연 대한항공이었다. 국내 최고의 레프트 듀오인 정지석과 곽승석에 컵대회 MVP 비예나를 장착한 대한항공은 공수와 높이가 좋고, 한선수라는 최고의 세터까지 보유해 초반부터 치고 나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대한항공도 좋은 성적으로 순항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우리카드가 더 강력한 전력을 과시하면서 경쟁 체제가 구축되고 있다.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이번 시즌 성장세가 확실하게 비교된다. 지난 시즌 우리카드는 초반 13경기서 7승6패를 기록했다. 개막 후 4연패를 당하는 등 경기력이 초반에는 좋지 않은 편이었지만 시즌을 거듭하면서 페이스가 올라와 봄배구까지 성공했다. 이번 시즌에는 아예 초반부터 순위 싸움을 주도하며 선두권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부상으로 들쑥날쑥하긴 하지만 외국인 선수 펠리페가 제 몫을 하고 나경복의 성장세가 확연하게 눈에 띈다. 나경복은 현재 220득점으로 득점 5위에 올라 있다. 라이트와 레프트를 오가며 팀의 에이스 구실을 하고 있다. 시즌 평균 공격성공률이 52.98%로 높고, 범실은 60회로 많지 않다. 거의 매 경기에서 20득점 언저리를 책임질 정도로 전에 비해 기복이 사라졌다. 대표팀에서 임도헌 감독의 조련을 받은 후 자신감을 장착했고, 우리카드의 믿을맨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황경민과 한성정도 착실하게 성장하고 있다. 세터 노재욱은 이름값대로 노련하게 경기를 운영해 세터 걱정도 덜한 편이다. 여기에 어린 선수들의 틀을 잡은 신 감독의 지도력도 빛나고 있다. 부임 초기,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우리카드는 경기력이 들쭉날쭉했지만 이제는 일정 수준 이상의 경기력은 유지하고 있다. 기본기를 다지는 데 집중했던 신 감독의 뚝심이 조금씩 결과를 내는 모습이다.
이달 22일 나경복이 대표팀에 차출된다 해도 대한항공이나 현대캐피탈 등 다른 구단에 비해 전력누수는 적은 편이라는 것도 향후 순위 싸움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첫 관문에서 탈락했던 우리카드는 이번 시즌 우승 싸움의 최대 복병이 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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