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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디(오른쪽 두번째)가 11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도드람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삼성화재와의 홈 경기에서 문성민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제공 | KOVO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고비를 넘어선 현대캐피탈이 진짜 레이스를 시작한다.

현대캐피탈의 상승세에 탄력이 붙었다. 최근 5경기 성적표는 4승1패로 셧아웃 승이 4차례나 됐다. 개막 5경기 2승3패로 부진한 와중에 2승마저도 모두 풀세트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반전을 일군 셈이다. 15경기까지 치른 현재 순위도 봄배구 마지노선인 4위(8승7패·승점24)까지 끌어올렸다.

그 중심에는 새 외인 다우디 오켈로(24)가 있다. 비시즌 치러진 트라이아웃에서는 미지명됐으나 대체 외인을 찾던 현대캐피탈의 레이더망에 포착됐다. 김성우 사무국장이 직접 비행기를 타고 현장에서 경기력을 확인해 우간다 출신 1호 V리거로 한국에 입성하게 됐다. 지난달 24일 OK저축은행전에서 데뷔해 22점을 책임지며 팀의 연패 탈출을 이끌었고, 이어 28일 대한항공전(25점), 12월5일 한국전력전(23점) 11일 삼성화재전(22점)에서는 양 팀을 통틀어 모두 최다 득점 선수가 됐다. 여러 가지 변수 속에서도 이 정도면 연착륙을 했다는 게 내부의 평가다. 외부의 시선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선두 대한항공을 지휘하는 박기원 감독마저 “시간이 지나며 호흡이 더 맞아들어간다면 더 위협적인 선수가 될 것”이라며 경계할 정도다.

누구보다 이 그림을 고대했던 게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다. ‘통합 우승’을 외치며 시작한 2019~2020시즌이었으나 개막 직후부터 시즌 최대 위기가 덮치며 목표가 무색해졌다. 비시즌부터 손발을 맞췄던 외인 요스바니 에르난데스가 시즌 두 번째 경기 만에 발목 골절로 시즌아웃됐고, 주장 문성민은 2라운드 첫 경기에서 발목 인대가 손상돼 1개월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대체 외인 합류 시점으로 예상했던 11월 중순에 맞춰 다우디가 합류했고, 실제 뚜껑을 열어보니 퍼포먼스에서 합격점을 줄 만했다. 약 3주의 재활을 거친 문성민은 이달 초 복귀했으나 고질적인 부상 문제로 시즌 완주를 위해서는 내내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다우디가 문성민의 공백을 메우며 공격의 중심축을 잡아주고 있다.

최 감독은 개막을 앞둔 시점에서도 최대 고비를 ‘시즌 초’로 상정했다. 도쿄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으로 인해 대표팀 전력이 차출되는 2020년 1월까지는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울 것이라 바라봤다. 현대캐피탈은 전광인, 신영석, 최민호까지 주전 선수 3명이 빠진 전력으로 이달 24일과 내달 3일 OK저축은행전과 두 차례 맞붙어야 한다. 국내리그와 새 포지션에 각자 적응 중인 다우디와 문성민, 여기에 주포와 주전 세터까지 모두 돌아오는 4라운드부터는 정상 궤도로 들어설 수 있다. 선두 추격전에도 속도가 붙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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