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광현 [포토]
SK 김광현. (스포츠서울 DB)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외국인 선수 못지 않게 팀 전력에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마운드다. 특히 외국인 투수들과 호흡을 맞출 토종 선발진이 포스트시즌 진출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발 투수가 경기흐름을 만들어줘야 타력으로 승부를 볼 수 있다. 지난해 통합우승을 차지한 두산은 이영하 이용찬에 유희관이 토종 선발진을 견고하게 형성해 상대적으로 수월한 시즌을 치렀다. 키움도 최원태 이승호가 토종 선발진을 이끌었고 SK는 김광현이 마운드 전체를 이끈 키플레이어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적어도 3인 로테이션은 걱정없이 돌아야 연패를 최소화하고 연승을 이을 기반이 형성된다. 2020시즌을 앞두고 각 팀이 토종 선발진 구축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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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영하.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이번 겨울에는 SK가 직격탄을 맞았다. 에이스 김광현이 메이저리그(ML) 세인트루이스로 날아간 탓이다. 다양하게 활용할 계획이던 문승원과 잠수함 박종훈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키움은 팀 투수들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는 손혁 감독이 부임해 오히려 더 견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과 정규시즌 우승을 다투던 SK와 한국시리즈 패권을 겨루던 키움이 올해는 상반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LG도 토종 에이스 차우찬을 받칠 투수들이 필요하다. 김대현 등이 거론되는데 류제국이 은퇴해 물음표로 시즌을 시작한다. NC도 이재학을 제외하면 물음표로 남아있다. 오히려 양현종이 버티고 있는 KIA 마운드가 높아 보인다. 잠수함 임기영과 고졸 2년차 김기훈 외에도 젊고 가능성 있는 투수들이 많다. KIA 서재응 투수코치의 투구철학에 ML 감독 출신인 맷 윌리엄스 신임감독의 ‘두려움 없는 야구’ 기조가 접목되면 가장 무서운 토종 선발진을 구출 할 수도 있다. KT도 지난해보다 한 단계 발전한 선발진을 꿈꾼다. 배제성과 김민이 부쩍 성장했고 김민수 등 다른 젊은피의 성장세도 뚜렷해 키움 못지 않은 젊은 마운드로 시즌을 치를 가능성이 높다.

김원중-박세웅
롯데 김원중(왼쪽), 박세웅. (스포츠서울 DB)

하위권으로 처진 한화, 롯데, 삼성 등 세 팀은 기존 투수들의 재기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한화 장민재 이태양, 삼성 윤성환, 롯데 박세웅 등이 토종 선발진에 중심을 잡아줘야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 단기전에서는 벌떼 마운드로 운영의 묘를 살릴 수 있지만 장기레이스는 한 경기를 책임질 투수가 필요하다. 외국인 투수들의 성적이 엇비슷하다고 가정하면 토종 선발 싸움에서 승자가 가을에도 팬들의 환호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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