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진출권을 딴 여자 배구대표팀
올림픽 출전권을 따고 기뻐하는 여자 배구대표팀. 출처 | 국제배구연맹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3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한 여자배구 앞에 꽃길이 기다리고 있다. 희생한 대가에 상응하는 흥행효과를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여자배구대표팀은 12일 태국 나콘라차시마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아시아대륙예선 결승에서 난적 태국을 완파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팀에게 주어지는 올림픽 본선 티켓을 획득, 지난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 대회에 이어 3회 연속 진출에 성공했다.

세계적인 지도자로 꼽히는 라바리니 감독의 지도력, 선수들의 능력이 올림픽 진출의 기본 원동력이지만, 보이지 않는 배경에는 V리그의 도움이 있었다. 한국배구연맹과 V리그 6개 구단은 대표팀의 본선 진출을 위해 많은 희생을 감내했다. V리그는 지난 12월19일 경기를 끝으로 한 달 가까이 휴식기를 가졌다. 한참 시즌을 보내야 하는 시기인데 대표팀에 많은 선수들이 빠지는 만큼 리그를 통으로 쉬었다. 게다가 각 구단은 대한민국배구협회의 다소 무리한 조기 차출 요구에도 응했다. 원래 선수단은 지난달 22일 모여 훈련에 들어갈 예정이었는데 협회가 약 일주일을 당긴 16일 소집을 요청했다. 결국 일부 구단은 대표팀 선수들이 빠진 채로 리그 경기를 소화하는 불이익을 당하기도 했다. V리그와 구단이 잡음을 내지 않고 원만하게 협회가 원하는 일정에 따라갔기 때문에 대표팀이 3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대업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제 희생한 만큼 보람을 느낄 시기가 다가왔다. 한국에서 프로스포츠는 태극마크 인기를 먹고 산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대표팀에 큰 영향을 받는다. 축구, 야구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축구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 독일전 승리를 시작으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을 거쳐 A매치 7경기 연속 매진을 달성할 정도로 큰 관심을 누리고 있다. 대표팀 인기는 선수들이 뛰는 K리그로 이어졌다. 2018년 후반기부터 K리그 관중은 서서히 증가했고, 2019년에는 K리그1,2 모두 7년 만에 최다입장수익을 기록했다. 고소득층의 소득 증대가 소비, 혹은 투자 확대로 이어져 저소득층의 소득도 증가한다는 의미의 경제용어인 ‘낙수효과’를 누린 셈이다. 반면 야구의 경우 아시안게임 여론이 악화된 것이 고스란히 프로야구로 흘러가 5년 만에 800만 관중 기록이 무너지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대표팀의 경우 프로스포츠에 비해 미디어 노출 빈도가 높은 만큼 파급력이 크다는 것을 확인한 사례였다.

이러한 측면에서 V리그는 여자대표팀의 올림픽 본선 진출을 통해 인기 상승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올림픽 예선 결승전 시청률은 5.395%에 달했다. 경기를 중계한 MBN 1월 평균 시청률 1.912%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였다. 많은 대중이 V리그 선수들의 활약을 TV를 통해 지켜봤다. 해외파인 김연경의 활약이 돋보였지만 이재영이나 이다영, 강소휘, 김희진, 박정아, 김수지 등 V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의 활약도 전파를 타고 전국으로 향했다. 마침 좋은 경기력으로 승리했기 때문에 V리그의 인지도와 대중성 모두 크게 올라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여자배구는 이미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한 상승세를 탔다. 지난 시즌 평균시청률이 0.8%로 역대 최고를 찍은 가운데 이번 시즌 리그 전반기 평균시청률이 1.07%를 기록하며 새 지평을 열었다. 여기에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호재를 타고 V리그는 더 큰 인기를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배구연맹 관계자는 “올림픽 본선 진출로 후반기 흥행에 기대를 걸고 있다”라면서 “본선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다음 시즌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수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올림픽 본선에서의 선전이 V리그와 선수들 인기 증대로 이어졌다. 도쿄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길 바란다”라면서 올림픽 본선이 7~8월 열리는 만큼 늦가을 개막하는 V리그 흥행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도드람 2019~2020 V리그 여자부 경기는 14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리는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의 경기로 시즌을 재개한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