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캠프의 계절이 돌아왔다. KBO리그 10개구단은 29일부터 31일까지 순차적으로 2020시즌 담금질을 위한 스프링캠프지로 떠난다. 60일 남짓 이어지는 캠프 기간 동안 팀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보완하는 사투를 펼쳐야 한다. 스프링캠프를 어떻게 치르느냐에 따라 한 해 농사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캠프 시작을 앞두고 스포츠서울이 부문별 최강 면모를 과시하는 선수들을 꼽아봤다. <편집자 주>
[포토] 박찬호, 4회 경기 뒤집는 적시타
KIA 박찬호. 대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저반발 공인구 시대를 타개할 방법은 기동력 강화다. 2월 1일부터 일제히 돌입하는 스프링캠프에서 10개구단이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이기도 하다. 도루로 베이스 한 개를 공짜로 빼앗는 방법도 있고, 짧은 안타에도 2개의 베이스를 점령하는 주루플레이도 있다. 이른바 ‘육상부’들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의미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문은 단연 도루왕이다. 지난해에는 KIA ‘히트 상품’ 박찬호(25)가 ‘뛰는 야구’의 차세대 스타로 떠올랐다. 지난해 133경기에 출장해 도루 39개를 기록했는데, 아직은 타고투저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한 다른 팀 경쟁자들을 제압하고 도루왕에 올랐다. 2014년 입단 후 첫 풀타임 출장에서 당당히 타이틀 홀더에 등극했다. 도루 성공률 86.7%는 박찬호의 스타트 센스가 얼마나 비약적으로 발전했는지 증명하는 수치다. 거포가 없는 KIA에서 박찬호의 공격적인 주루는 올해도 꼭 필요하다. 스스로도 “지난해보다 조금 더 잘하겠다. 얼마나 뛴다고 정해놓진 않았지만, 힘닿는 데까지 하겠다”며 도루왕 타이틀 유지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포토]8회말 곧바로 동점 만드는 삼성 박해민
삼성 박해민. 대구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절치부심한 삼성 박해민(30)도 빼앗긴 도루왕 타이틀을 되찾기 위해 구슬땀을 흘린다. 2015년부터 4연속시즌 도루왕을 지킨 신흥 대도였지만 지난해 부상과 부진으로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박해민은 “발에는 슬럼프가 없다. 살아나가는 것을 목표로 삼으면 도루 수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으로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풍부한 도루 노하우를 가진 만큼, 다린 러프가 빠져 장타력이 감소한 삼성 타선에 활기를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학주 김상수 구자욱 등도 삼성의 뛰는 야구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비단 도루왕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원 히트 투 런’으로 부르는 공격적인 주루플레이도 올해 스프링캠프 화두 중 하나다. 가장 무서운 팀은 키움이다. KT 이강철 감독은 “키움은 타구 속도도 빠른데다 타자들 발도 빠르다. 안타 하나에 베이스 두 개씩 쉽게 간다. 연속안타를 맞으면 서너점 쉽게 잃는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지난해 도루 2위(33개)에 오른 김하성뿐만 아니라 이정후 임병욱 박정음 서건창 등 포수와 1루수를 제외한 야수 전원이 원 히트 투 런을 할 수 있다.

[포토]SK 고종욱, 만루 기회에서 2타점 적시타
SK 고종욱이 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9 KBO리그 SK와 NC의 경기 8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2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대항마는 SK와 두산이다. 지난해 도루 58개를 합작한 고종욱 노수광 듀오에 김강민 김재현 등 주로 외야수들이 빠른 발로 상대를 흔든다. SK 염경엽 감독의 이른바 ‘U자 주로 이론’을 캠프 기간 내 장착해 평범한 주력으로도 두 개의 베이스를 빼앗는 방법을 익힐 계획이다. 두산은 ‘육상부’의 원조격으로 최선참 대열에 오른 김재호 오재원도 원 히트 투 런을 쉽게 한다. 정수빈, 허경민, 박건우 등 젊고 빠른 선수들이 많아 ‘발야구’를 주도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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