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이 리그 중단 이후 대응 전략 수립에 고심하고 있다. 리그 중단은 결정했지만, 조기 종료와 기간 연장을 두고 구단간 이해관계가 엇갈린 탓이다. 분명한 점은 결정 단계에서 구단 이기주의를 내려 놓아야 한다는 점이다. 어떤 결말을 도출하든 선수와 관계자, 팬 보호가 최우선이어야 한다. 코로나19를 볼모로 구단 이익을 반영해선 안된다.
KBL은 지난 29일 전주 KCC 선수단 숙소에 코로나19 확진자가 투숙한 사실이 드러나 리그를 전격 중단했다. 2일 열릴 KBL 이사회에서는 향후 대책을 논의한다. 문제는 후속대응의 최종결말이 나오긴 힘든 상황이라는 점이다. 코로나19의 확산 추이에 따라 대응안이 변경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KBL도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KBL 관계자는 “리그 연기와 종료 등 모든 상황을 열어놓고 있다. 최대 언제까지 연기할지를 우선 논하겠지만 (플레이오프 등 일정이 있어)무한정 연기하기는 힘들다. 물론 시즌을 이대로 마무리 하는 것도 검토할 예정”이라며 “코로나19 경과를 지켜보며 스텝 바이 스텝으로 대응해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번 이사회를 통해 모든걸 결정하진 못할것 같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그만큼 구단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구단 사이에서 리그 연기와 조기 종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혼재한다. 상위권 팀은 리그를 종료하고 현재 순위로 마무리 하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리그를 다시 열어 무관중으로 진행하는 게 큰 의미 없다”는 입장이다. 사례도 있다. 핸드볼 코리아리그는 지난달 20일 정규리그를 조기종료하며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을 취소했다. 현시점에 리그를 종료하고, 4월에 플레이오프를 치른다고 가정하면 1위 순위결정전을 해야 한다. 상대전적 등을 고려해 우승팀을 결정하는 방법도 있지만, 무턱대고 종료 결정을 내리기도 애매하다.
리그가 조기 종료되면 6위 부산 KT에 2경기 차 뒤진 서울 삼성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다. 중하위권 팀에선 리그를 연기 후 재개하자는 목소리를 내놓는 이유다. 중계권, 후원사, 선수계약, 회원권 등 프런트오프스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잔뜩 쌓인다. 각종 계약이 남아있는 상황이라 정해진 일정은 소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주도권을 코로나19가 잡고 있는 웃지 못할 상황이 만들어졌다. KBL의 결단과 10개구단의 대승적 결의가 필요하다.
kenn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