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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김은희 작가의 무한한 세계관은 계속된다.
김은희 작가는 SBS ‘싸인’(2011), ‘유령’(2012), tvN ‘시그널’(2016) 등 깊이 있는 장르와 전문적인 소재를 통해 한국 드라마에 새로운 획을 긋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을 집필하며 본인의 가치를 입증해냈다. 시즌1에 이어 시즌2까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K-좀비’ 열풍을 일으키며 인기를 얻고 있는 ‘킹덤’이다.
특히 최근 공개된 ‘킹덤 시즌2’(이하 ‘킹덤2’)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현재와 맞물리는 모습으로 화제가 됐다. 김은희 작가는 “오히려 조심스러웠다”면서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너무 힘든 상황이다. 말도 안 되는 제 바람이지만 ‘킹덤’ 속 서비(배두나 분)의 대사처럼 봄이 오면 이 모든 악몽이 끝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고 입을 열었다.
‘킹덤’이라는 드라마 제목에 대해 김은희 작가는 “원작 만화 ‘신의 나라’ 스토리에 참여했는데 그 때부터 ‘킹덤’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등장하는 왕국이 즉 ‘킹덤’이기에 좀비와 함께 섞었으면 했다”고 말했다.
‘킹덤’은 시즌 1, 2에서 디테일한 설정과 소재로 드라마 팬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다. 김은희 작가는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디테일함에 대해 설명했다. 사건의 발단이 된 ‘생사초’에 대해서는 “기생충, 바이러스와 관련해 관심사가 많았다”며 “생사초는 외국에서 들여온 것이 생태계를 망가뜨리는 경우가 있는 것처럼 외국에서 누가 가져온 것일지, 원래는 어떤 목적을 가진 풀일지 비밀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등장 인물들의 의상에 대해서도 김은희 작가는 “싸울 때 인물들이 상복을 입게 된 이유는 어느 책에서 아픔이 있기에 하얀 옷을 입는 ‘백의민족’이 아닐까 하는 부분을 보고 와닿았다. 등장 인물들의 내면을 표현할 수 있는 옷이라 상복으로 설정했다. 특히 이창(주지훈 분)이 한양으로 돌아갈 때는 자신이 상주로 있어야 하는 큰 상갓집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중전이 최후를 맞이할 때 대례복을 입는 것도 절대 권위를 잃지 않고, 적자의 어머니로 있겠다는 의미로 입혔다. 감독님께서 잘 구현해주셨다”고 말했다.
시즌2에서는 안현대감 역의 허준호가 반전을 쓰며 ‘히든 카드’로 작용했다. 충직한 이의 모습을 그려내며 ‘K-충신’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김은희 작가는 “안현대감다운 마지막이 무엇일까 고민했다. 존경 받는 사람인데, 존경의 희생이 없지 않다면 진실을 알리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 신을 쓸 때는 너무 고민이 많았다. 안현대감 다운 마지막이 나온 것 같다”고 은은한 미소를 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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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캐릭터에 대한 애정도 잊지 않았다. 김은희 작가는 김성규가 연기한 영신에 대해 “아쉬움이 굉장히 많았다”며 “시즌3에서는 훨씬 더 하층민의 이야기를 그릴 예정이다. 그 사람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는 이야기가 나올 것 같다. 영신이는 본명도 아닌데 어떻게 이렇게 살게 됐는지 미스터리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 더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연기적으로도, 캐릭터적으로도 성장을 보인 중전(김혜준 분)에 대해서도 “문헌을 봤을 때도 국모가 되더라도 아들을 못 낳는다면 쫓겨나는 경우가 있는 것처럼, 중전은 양반가 해원조씨의 딸로 모든 것을 누렸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무시 당했다. 인정 받으려면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늙은 왕과 결혼 할 수 밖에 없었다. 조학주(류승룡 분)의 피를 받았다면 권력욕도 있고 똑똑했을 것이다. 그래서 이기는 방법을 그렇게 생각한 것 같다. 반면 서비는 훨씬 못 살았지만, 자신의 삶을 옳다 생각하는 것과 자아를 실현하기 위해 영리하게 살았다. 이런 두 사람을 대비시키고 싶었다”고 전했다.
가장 본인과 비슷한 캐릭터에 대해서는 “전석호 씨가 연기한 범팔”이라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은희 작가는 “포기도 빠르고 나약한 존재인데 그런 사람들이 대다수지 않나. 성장을 하며 옳은 선택을 해나갔으면 좋겠다 생각해 제 마음에서 애정한다”고 말했다. 극중 전염병이 창궐하는 속에서 대처하는 여러 인간 군상의 모습이 등장한다. 이에 대한 질문에 김은희 작가는 “서비 캐릭터를 잘 그려내고 싶었다. 해법이 나올 수는 없지만 진실에 다가가려 노력하는 지금의 의사, 과학자의 모습이다. 여자 의녀의 모습을 그려보고 싶었다”고 답했다.
‘킹덤2’의 신스틸러는 마지막에 등장한 전지현이다. 전지현의 출연은 단연 화제가 됐다. 짧은 등장에도 강렬한 임팩트를 전하며 시즌3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혹시나 하고 여쭸는데 흔쾌하게 받아주셨다”고 전지현의 출연 과정을 설명한 김은희 작가는 “우리나라에 사는 여진족 여인인데 전지현 씨가 적역이라 생각했다. 시즌3가 가게 된다면 지금까지 이끌어 온 주연들과 중요한 한 축을 하는 역할이라 생각했다. 고심했던 역할인데 가장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다”고 흡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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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궁금해하고 있는 시즌3다. 전지현 뿐 아니라 후반부 어린 왕 역의 김강훈, 그를 보좌하는 안재홍이 등장해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킹덤’의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안재홍 씨는 상선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다. 시즌3에서 기대해주셔도 좋을 것 같다”고 말한 김은희 작가는 시즌3 진행 정도에 대해 “저만의 비밀이다. 아직 시작하지 않은 상태인데 2부 정도까지 구상이 끝나있다”고 귀띔했다.
많은 이들의 ‘인생 드라마’가 되는 작품들을 집필하고 있는 김은희 작가의 무한한 상상력, 그 원천도 궁금했다. 이에 “사람들을 되게 좋아하는 것 같다. 사람들과 만나서 ‘이런 얘기를 이렇게 바꾸면 어떨까?’, ‘이렇게 발전시키면 좋을 것 같은데’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답한 김은희 작가다.
‘킹덤’의 확장에 대해서도 열정을 보였다. 그는 “‘킹덤’ 세계관의 연속선상이 된다면 다 할 수 있다. 시대가 완전히 뛸 수도 있고, 영화나 연극으로도 해보고 싶다”며 의욕을 보였다. 한국 드라마에 있어 새 역사를 쓰고 있는 ‘킹덤’, 김은희 작가는 시청자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길 바랄까.
“전작보다 새로웠을지, 정체되지는 않을지 고민을 많이 해요. 그렇게 써서 조금 더 새로운 드라마, 영상물로 남고 싶습니다. 외국에서도 ‘킹덤’에 대해 ‘새로웠어!’ 이런 말을 했으면 좋겠어요. 새롭고 재밌기까지 하면 좋겠지만(웃음). 새로운 드라마였다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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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