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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수입을 늘리고 K리그 산업의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는 홍보 효과가 큰 유니폼을 적극 활용해 볼 필요가 있다.
1983년 출범한 K리그는 현재 1~2부 22개 구단이 운영되고 있다. 37년의 세월이 흐를 동안 기업구단에서 시작한 태생적 한계 탓에 각 구단이 아직도 자생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모기업(기업구단) 또는 지자체(시·도민구단)의 지원 없이 한 시즌을 운영하기도 힘든 게 현실이다. 구단 수익 증대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야 하는 게 맞지만 현실상 각 구단은 이에 집중하고 있지 않다. 큰 어려움 없이 모기업과 지자체를 통해 한 시즌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에 수익 증대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다. 즉, 지원이 끊기면 자생이 어려운 게 한국 프로축구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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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홍보 효과가 큰 유니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일례로 서정원 전 감독이 현역 시절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잘츠부르크와 리트에서 뛸 당시 국내에 노출됐던 유니폼의 사례가 알맞을 수 있다. 당시 리트 유니폼에는 각종 스폰서가 덕지덕지 붙었다. 축구 산업 규모가 작은 오스트리아는 박리다매 형식으로 다양한 스폰서를 끌어들여 수익을 보전하는 방식을 택했다. 가슴 정중앙에 놓인 메인 스폰서뿐 아니라 양 소매와 하의 그리고 등에도 최대한 스폰서를 노출할 수 있도록 했다. 당시 서 전 감독 역시 “한국은 (당시) 축구팀이 대기업에 속했기에 재정적으로 힘든 게 없다. 그래서 홍보의 필요성을 크게 못 느낀다. 하지만 오스트리아는 팀 자체가 주식회사”라며 “유니폼에 최대한 많은 스폰서를 달고 머천다이징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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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프로스포츠를 통해 다양한 매체에 노출하고 싶은 건 기업의 후원 이유이기도 하다. 오스트리아의 사례를 밴치마킹해 수입을 늘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인도네시아 프로리그 페르십 반둥 역시 스폰서 가득한 유니폼을 입고 있지만 국내에는 이 같은 방식을 택하는 K리그 구단은 드물다. 더구나 프로축구연맹 규정은 유니폼에 스폰서 수를 제한하지는 않는다. 현실적으로 기업구단에는 다양한 스폰서의 증대보다 기존 스폰서의 집중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기업구단 한 관계자에 따르면 스폰서의 가독성과 유니폼이 지닌 상징성을 위해 많은 수의 스폰서를 지양한다. 후원사의 홍보를 위해 합리적인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재정이 열악한 시·도민구단에는 이러한 시도 자체가 K리그 산업 파이를 키우는데 도움될 수 있다. 복수의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수요도 적을뿐 아니라 프로구단으로서 체면 탓에 다양한 스폰서를 붙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프로축구연맹 규정을 개정해 경기 별, 시기 별, 시간별(전·후반) 나눠서 스폰서 노출 횟수를 늘리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수익을 늘리는 데 제한되는 규정이라면 실정에 맞게 손보면 되는 일이다. 자생력 없이 체면만 따진다면 프로구단이라고 할 수 없다. 현재 문제점을 해결하고 자립할 수 있어야 더 많은 팬이 즐기는 K리그가 될 수 있다. 시장의 현실상 수요가 적다면 그만큼 메리트를 느낄 수 있도록 유니폼 스폰서의 위치를 디자인하면 되는 것이다. 덕지덕지 붙더라도 유니폼으로서 조화만 이뤄진다면 불만 가질 팬은 없다. 모터스포츠 포뮬러원(F1) 유니폼에 스폰서 여러개가 붙어도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것처럼 팬들의 시선도 바꾸면 되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모기업의 지원 감축으로 다양한 스폰서를 붙이려는 전남과 포항 또는 사회공헌활동(CSR) 전용 유니폼으로 스폰서 노출에 힘쓰는 안산의 모습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purin@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