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한화 김범수, 나이스~!
한화 이글스 선발 김범수가 3일 잠실 두산전에서 0-0으로 맞선 3회 야수의 병살 플레이에 엄지를 세우고있다. 잠실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한화 김범수(25)가 이른바 ‘인생투(投)’를 했다. 자신에게 한 경기 최다실점 패배를 안긴 두산을 상대로 더할 나위 없는 투구로 설욕했다.

김범수는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두산과 정규시즌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6회까지 삼진 4개를 곁들여 4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볼넷 4개를 내준 점은 아쉽지만, 선발전환 이후 세 번째 경기라는 점에서 향후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최고구속은 151㎞까지 측정됐는데, 투구수 100개를 넘긴 이후에도 151㎞가 찍혀 약점이던 제구와 스태미너를 모두 보완했다는 것을 증명했다.

[포토] 한화 김범수, 쾌투에 밝은 미소!
한화 이글스 선발 김범수가 3일 잠실 두산전에서 0-0으로 맞선 5회 이닝을 마치며 김태균과 하이파이브를 하고있다. 잠실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상대가 두산이라 기쁨이 두 배다. 두산은 김범수에게 프로데뷔 첫 패전과 한 경기 최다실점 멍에를 안긴 팀이다. 2015년 8월 30일 잠실 두산전에서 아웃카운트를 한 개도 잡아내지 못한채 패전투수가 된 아픔을 겪었다. 지난 2017년 7월 22일에는 잠실에서 두산을 만나 3.2이닝 동안 9안타 10실점해 한 경기 최다 실점과 자책점, 최다안타 타이 등 불명예 기록을 잔뜩 떠안았다. 물론 지난해 5월 1일 대전으로 두산을 불러 들여 5이닝 3안타 1실점으로 감격의 프로데뷔 첫 선발승을 따내긴 했지만, ‘악몽의 잠실’에서 두산 타선을 상대로 6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봉쇄하며 깨끗이 설욕했다.

특히 2회 무사 1루, 3회 무사 1, 2루 등 5회까지 1회를 제외한 매회 선두타자를 출루시키고도 무실점으로 봉쇄했다. 6회말 2사 2루에서 오재원과 7구 승부 끝에 149㎞짜리 바깥쪽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낸 장면은 김범수의 이날 하이라이트 컷으로 남아도 손색없는 모습이었다.

[포토] 한화 김범수, 역투!
한화 이글스 선발 김범수가 3일 잠실 두산전에서 역투하고있다. 잠실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한화 최원호 감독대행은 “퓨처스리그에 있을 때 상체가 앞으로 쏠리는 현상을 바로잡고 싶다고 찾아온적이 있다. 상체가 쏠리면 힘을 제대로 실을 수도,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지기도 어렵다. 주자가 있으면 이런 습관은 더 큰 독으로 작용한다. 내가 가진 이론 지식을 알려줬는데, 본인이 잘 흡수한 모양이다. 개선이 됐고, 좋은 투구를 하고 있으니 고맙다”고 말했다. 킥 동작을 최대한 천천히하면서 왼 다리에 체중을 싣기 위해 애를 쓰고, 킥 이후 오른발 끝을 2루쪽으로 살짝 틀어 상체가 포수쪽으로 먼저 쏠리는 현상을 잡아준 것으로 보인다. 일정한 투구템포와 안정된 중심이동이 동시에 이뤄지니 제구와 구위 모두 이전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했다.

올시즌 첫 선발등판이던 지난달 19일에는 NC를 상대로 4.1이닝 3실점으로 무난한 투구를 했고, 25일 삼성을 상대로 6이닝 동안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인 112개를 던지며 6안타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일주일간 착실히 몸을 만든 김범수는 7월 첫 선발등판에서 새로운 왼손 풀타임 선발투수의 탄생을 예고했다.

zzang@sportsseoul.com